MBC가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 해체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해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MBC는 지난 20일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나누고 보도제작국을 해체해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MBC측은 “시사프로그램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공영성 파괴 음모”라는 비판이 거세다.
MBC 기자회와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23일 각각 총회를 열어 이번 조직개편을 “시사고발 프로그램 죽이기”라고 비난하며 조직개편 무효화 및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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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기자회가 23일 총회를 열고 시사교양국 및 보도제작국 해체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MBC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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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는 이날 총회 직후 성명을 내고 “퇴진 대상인 김재철의 이번 조직 개편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며 “파업 기간 중에 그것도 노조와 협의 절차마저 무시한 ‘날치기 조직 개편’을 원상 복구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보도제작국의 간판 고발 프로였던 ‘후+’를 폐지한 게 불과 1년 반 전의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은 보도부문을 대표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명맥이라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면서 “그런데 김재철 일당은 난데없는 조직개편으로 보도제작국이 그나마 지켜오던 눈곱만큼의 자율성과 고발 기능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김재철 체제가 그동안 보여 온 행태로 볼 때 이번 조직 개편은 기자들을 ‘순치’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대단히 높다”며 “눈엣가시 같은 기자들, 입바른 소리 하는 기자들,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꼿꼿한 기자들을 솎아내 타 본부로 추방하려 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교국 평PD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보복인사, 보복징계, 보복채용도 모자라 기습적으로 이뤄진 보복 조직개편”이라고 성토하며 “이번 조직개편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김재철을 몰아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시사 프로그램들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PD수첩’이 있다”며 “‘PD수첩’을 정체불명의 조직으로 보내 김재철의 꼭두각시로 만든 후, 궁극적으로 폐지시키려는 비열한 사전작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방송 철학도 원칙도 없이 오직 김재철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꼼수 밖에 없는 이번 조직개편은 아무 의미도 없는 한낱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며 “김재철 체제 아래에서 MBC 시사교양국의 종말을 방조하고 있는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이하 보직 간부들도 부역자의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 시교국 평PD협의회는 24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조직개편 백지화 및 김재철 사장 퇴진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