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작가 성추행으로 중징계를 받은 황모 부장을 뉴스 진행 PD로 복귀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MBC 여기자회는 “사측의 도덕 불감증이 파업을 빌미로 본색을 드러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MBC노조와 여기자회 등에 따르면 황헌 보도국장은 지난 9일 ‘뉴스24’의 진행 PD에 성추행 전력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황모 부장을 기용했다. 황 부장은 지난 2010년 보도제작국 근무 당시 여성 작가들에게 반복적인 성추행을 저지르다 현장에서 적발돼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뒤 경인지사로 전출됐다. 그런데 정직 기간이 끝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보도국에 복귀, 마감뉴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것이다.
MBC 여기자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파업을 빌미로 성추행 가해자를 보도국으로 불러들이는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할 수 없는 막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성추행 가해자에게 심야 시간, 작가와 프리랜서 앵커만으로 방송되는 뉴스 24를 책임지는 PD직을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를 옹호하고 나선 이진숙 홍보국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2010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에는 여기자들의 대표 자격으로 사측에 해고를 요구했던 이 국장이 지금은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 다른 부문의 인력을 데려다 쓰는 것”이라며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자회는 특히 “이진숙 국장의 변명대로라면 지난 2월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보도국 김모 차장 역시 곧 보도국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모 차장은 지난 1월 말 계약직 여사원들을 성추행해 2월29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성추행 피해자들이 여전히 보도국에서 근무하고 있어 파업 불참자인 김모 차장이 복귀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여기자회는 “이들에게 황 부장의 복귀는 그 자체로 악몽일 뿐만 아니라 김 차장의 복귀를 예고하는 조치로 비춰질 것”이라며 “김재철 사장을 비롯해 이미 도덕불감증에 빠질 대로 빠진 사측은 막장 인사를 또 다시 재연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여기자회는 “김재철 사장의 연명을 위해 성추행자까지 부역시키는 행태는 MBC 구성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 대한 오만이자 추행”이라며 “즉각 황 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취소하고 성추행 가해자들을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황헌 보도국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황 부장에 대한 징계는 이미 완료됐지만, 파업이 끝나면 예전 부서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노조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