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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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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부 김태성 기자가 지난 3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그의 나이 38세. 고인은 2001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볐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같은 회사 선배인 신인섭 영상데스크의 추도사를 싣는다.태성아! 이건 아니다. 왜 이런 모습으로 회사에 나타난 거냐? 이건 꿈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엄연한 현실이구나.
병원 응급실에 싸늘하게 누운 네 모습을 봤을 때 내 머릿 속이 헝클어진 건지 아무런 말도, 눈물도 나오지 않더구나.
그런데 병원 영안실에서 네 영정사진을 보고, 두 번째 절을 하는 순간 어디에 눌려 있었던 눈물인지 울컥하고 쏟아져 나왔단다. 한 번 터진 눈물은 주체할 수가 없더구나. 결국 유족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물러났단다.
태성아!
너와 내가 처음 만난 게 벌써 11년 전이더구나. 네가 입사 실기시험을 치르던 때가 기억이 난다. 다들 실기시험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을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넌 다른 사람과 달리 너무도 조용했기에 더 기억이 나는구나.
작년 일본대지진 취재를 누가 가겠느냐고 물었을 때 너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나와 눈을 맞췄을 뿐이었지. 넌 그렇게 가겠다는 뜻을 말없이 전했고 아수라장 같은 그 현장으로 떠났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순간 내 머리 속이 하얗게 바랬어. 유일한 연락수단인 문자통신으로 ‘무조건 피하라’고 수십 번 보냈지만 답신이 없었지. 40분이 지난 뒤 네가 보낸 문자. ‘원전과 떨어진 북쪽 게센누마로 가고 있고 바람이 남으로 향해 안전하다’는 문자였어. 이 문자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지금 이 순간 너는 아예 대답이 없구나.
신은 왜 아까운 사람을 먼저 데려가시는 건지. 종교가 없는 나는 알 수 없단다. 너는 알고 있는 거냐?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준 그 신만이 알 수 있는 거니? 사실 난 지금 그 신에게 투정을 하고 싶단다. 왜 젊은 태성이를, 왜 아까운 태성이를 데려 갔느냐고. 태성아, 지상의 현장 말고 천상 세계를 기록하라는 명령이라도 받은 거냐?
그래 난 지금 신의 명령이라고 믿고 싶단다. 그래야 신을 믿는 너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을 듯해서다. 지금 난, 신의 명령이고 뜻이라고 믿으려 한다. 그렇다면 중앙일보에서 보여줬던 네 실력을 발휘해 천상을 기록해라. 그리고 멋진 전시회를 열어라.
훗날 내가, 그리고 네 동기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 전시회를 보고 박수 칠 수 있게 말이지. 그래서 지금 나는 먼저 가는 네 뒷모습이 아쉽지 않다고 거짓말을 하련다.
잘 가라. 태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