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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인호 화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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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남부지검 최재호 부장검사가 출입기자단과 회식자리에서 중앙일간지 여기자 2명을 성추행한 일이 벌어져 언론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 문제가 곧바로 공론화 된 것은 해당 여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덕분이었다. 2006년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이 술자리에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 한 사건 역시 해당 기자의 공론화로 이슈화됐다.
그동안 여기자들이 출입처와 사내에서 겪은 성추행·성희롱 문제는 수면 위에 떠오르는 일이 드물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남세스럽다”며 ‘쉬쉬’하며 덮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해당 여기자들의 2차 피해가 우려돼 공론화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언론사에서 드물게 보였던 여기자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로 상대하는 취재원들과 동료 상당수가 남자인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출입처나 사내 술자리에서 여기자들은 성추행의 위험에 잠재적으로 노출돼 있다.
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장은 “어린 여기자들이 출입처에서 성추행을 당할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언론사들이 수습기자 교육에서부터 이러한 위험성과 대처방법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성추행에 비해 은밀하게 감춰져 있는 성희롱의 문제 역시 크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성희롱은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을 주는 것을 말한다. 즉 의도성이 없더라도 당하는 자가 굴욕감을 느끼면 성희롱이 된다. 그러나 남자 기자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40~50대 이상 국장·부장급 남자 기자들이 어린 여자 후배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건넨 표현들이 성희롱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는 얼굴이 예뻐서 취재가 잘 되겠네”와 같은 표현으로 인해 상처받는 어린 여기자들이 알게 모르게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희롱에 대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김영미 한국여기자협회장(연합뉴스)은 “의도하지 않은 성희롱의 경우 남성들도 곤욕을 치른다”며 “현실적인 대책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남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기자협회에서는 홈페이지 내 ‘성희롱고발센터’를 구축해 이달 내에 시행할 예정이다.
성희롱 피해여성은 1~2년차 신입기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직장생활이 처음이라 술자리가 많은 데다 성희롱에 대해 혼자서 ‘끙끙’ 대다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수습기자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대처법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각 사의 수습기자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교육에는 성희롱 관련 교육이 없다. 지난해 언론재단 교육을 이수한 한 방송사 수습기자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 중 성희롱 문제도 등한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교육이 없어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수습기자 교육에 성희롱 예방 교육을 포함시키고 있는 CBS의 경우 술자리의 위험성을 주지시키고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대처방법 등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곽인숙 여기자특별위원장(CBS)은 “여성과 남성 모두를 대상으로 수습기자 교육에 성희롱 교육을 필수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과거 피해사례와 대처방안을 언급해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