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경향신문 '수습들의 반란'

반성문 쓰기 거부 등 제도개선 목소리

원성윤 기자  2012.04.11 13:40:37

기사프린트


   
 
  ▲ 지난해 경향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수습기자들이 언론진흥재단 교육을 받는 모습.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경향신문 신입기자들이 수습 기자교육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향 49기 신입기자 8명은 지난달 29일 발행된 노보를 통해 ‘입 닫고, 지갑 열고, 생각 멈추는 수습인가요’라는 글을 올려 사내에 파문을 몰고 왔다.

이 기자들은 지난해 9월에 입사해 6개월간의 수습을 마친 뒤 올해 3월에 정식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들은 수습기자 교육 중 짬을 내 10차례 이상 모여 제도개선에 관한 의견을 나눴고, 수습이 끝난 뒤 제도의 문제점을 노보에 게재했다.

신입 기자들은 이번 글에서 △실수에 대한 반성문 쓰기 거부 △실질적인 취재수당 지급 △수습기자에 대한 인간적 대우 △수습기자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요구했다.

수습교육 가운데 ‘반성문’을 요구한 사례는 사내에서도 적잖은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신입 기자들에 따르면 수습기간 동안 각자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한두 차례 반성문을 썼다. 적게는 5장에서 많게는 15장까지 썼다. △보고태도 불손 △허위보고 △아침보고 누락 △부재 중 전화 등의 이유였다. 이 같은 반성문 문화는 불과 3~4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경위서에서 변질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들은 “월급으로도 부족한 택시비”라며 취재비 인상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한 기자는 “수습기간 동안 한 달 평균 약 150만원의 택시비와 약 20만원의 전화비 등 수습기자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수습은 인간이 아니다”는 식의 인신 공격적 발언 등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 같은 ‘수습들의 반란’에 대해 경향 내부에서는 “우리 때와 참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 신입들의 지적을 반가워하는 눈치다. 한 신입기자는 “타사에 비해서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는데 괜히 저희 기수가 글을 써 꾸중을 들을까 염려했는데 사회부장 등 데스크께서 ‘너희들이 더 세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독려해줬다”고 말했다.

경향에서는 신입 기자들이 지적한 반성문 제도는 당장 없애기로 했다. 노조-기자협회 지회-에디터 등 3인이 모여 ‘수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교육제도 전반을 개선할 계획이다. 취재비 인상과 더불어 사회부 경찰서 위주 출입에서 디지털뉴스, 편집, 법조 등으로 출입처를 늘리고 기자들의 지적대로 ‘인권침해’ 사례가 없는 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중근 기획에디터는 “이번 기회를 통해 수습기자 훈련방법과 기간을 바꿀 예정”이라며 “그동안 선배들이 알음알음 해온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방식과 평가, 복습 등을 통해 효과적인 수습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