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찰 규탄. 언론사 파업 지지" 종교인 시국선언

천주교.불교.원불교.기독교 단체 271명

양성희 기자  2012.04.06 13:39:56

기사프린트

“혹자는 성직자가 왜 정치문제에 개입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본분을 다하는 것 외에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민간인 사찰로 국민이 무차별적인 감시를 당해온 사실에 침묵할 수 없다. 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언론사 노조 파업을 지켜만 볼 순 없다. 4대 종단 종교인들은 진실과 정의 회복을 위해 나설 것을 선언한다.” (청화스님)


민간인 불법사찰을 규탄하고 언론사 파업을 지지하는 종교인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실천불교승가회·원불교사회개혁교무단·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4대 종단 단체들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 사과 △언론사 파업 투쟁 지지 및 언론자유 보장 △4·11총선 투표 참여 등을 주장했다.


4개 종단 271명의 종교인들은 시국선언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함께 입을 모아 세상의 거짓과 불의를 고발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우리 마음속의 양심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임광빈 목사는 “민간인 사찰로 국민의 양심까지로 통제하려고 한 이명박 정부는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옳다”며 “개인은 언제나 국가보다 앞선다. 개인의 존엄과 품위가 지켜질 때 비로소 개인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고 희생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민간인 사찰에 대해 “80%는 전 정권에서 벌어진 것”이라는 청와대의 반박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을 맡고 있는 안충석 신부는 “노무현 정부 땐 공직기강 차원에서 적법한 감찰을 한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신부는 “살기 위해 못할 것이 없다”는 영화 ‘비열한 거리’ 주인공 조인성 씨의 대사를 인용하며 “현 정부는 살아남기 위해 헌정유린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국가기관을 사적으로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4대 종단 종교인 시국선언에서 혜문스님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언론사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안 신부는 “KBS 새노조가 민간인 사찰 문건을 공개해 꺼져가는 정권심판을 재점화했다”며 “시대적 사명을 다한 것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한 “언론사 노조가 단순히 방송계 내부 문제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실질적인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투쟁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청화스님은 “지난 4년간 이명박 대통령이 노래를 부르고 청와대 사람들은 춤을 추며 사회 곳곳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며 “언론은 마땅히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언어장애를 갖게 됐고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해 반신불수가 돼버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투쟁에서 승리해 다시금 제 기능을 하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청화스님의 표현처럼 반신불수가 된 언론을 제대로 살려내 온전한 언론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로 10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일보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종교인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민간인 사찰문제와 언론사 파업이 선거로 해결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저항권 행사까지도 고려할 만큼 사회현실은 심각하기에 그럴수록 언론이 바로서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