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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신뢰회복 사주에게 달렸다"

제56회 신문의 날 토론회

양성희 기자  2012.04.05 18: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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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문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우선 사주와 경영인이 저널리즘 가치를 최우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제56회 신문의 날을 맞아 한국언론학회·한국신문협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 가치와 신뢰 회복’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저널리즘 철학을 잃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선 사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는 “신문은 민주주의 체제를 작동시키는 중요한 기제로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데, 경영현실은 이와 어긋난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80년대 정권이 언론 통제를 강화하면서 신문사 경영자의 힘이 절대화해 경영과 편집의 관계가 변질됐다”며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 금융위기 이후 언론사 간 경쟁이 격화돼 저널리즘 가치보다는 생존을 위한 경영전략이 우선하는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신문 본연의 가치인 저널리즘, 뉴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주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신문 현실”이라며 “더 걱정되는 것은 주요 신문의 소유권 승계로, 신문의 가치를 투철하게 인식하던 창업자가 2,3세에게 회사를 넘기며 신문에 대한 가치관은 실종되고 신문사의 재산권만 상속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문의 신뢰회복에는 사주, 발행인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요즘같은 격동기에 한국 신문이야말로 원칙을 분명히 밝히고 그를 실천하는 사주의 존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모 연세대 교수도 “수익부동산, 호텔사업, 모기업 증자 등 저널리즘 이외의 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신문사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문이 내적 추동력을 저널리즘 자체에서 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신문의 날 기념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신문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또한 신입공채, 회전식 인사, 조기 정년퇴직으로 대표되는 한국식 기자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경 교수는 “통상적으로 기자들이 경력 관리 차원에서 소속부서를 2~5년 간격으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기자가 나오기 힘들다”며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의 주역인 밥 우드워드 기자는 현재까지도 탐사보도 담당 부국장을 하며 40년간 한길을 파고 있는데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기자의 정년은 대체로 55세여서 글 쓰는 현장을 오래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정치부장 출신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하고 그와 함께 일하던 기자가 출입기자로 취재를 하는 구조에서는 중량감 있는 정치기사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영호 부산대 교수는 “신문의 위기 중 하나는 롤모델로 삼을만한 기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에 있다”며 “신문이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이름만 들어도 곧바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스타 기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