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형태는 언론사마다 확연히 나뉜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비롯해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은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고 나선 반면 조선·동아는 MB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 때도 사찰이 있었다며 양비론을 펴고 있다.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문건 80%가 전 정부가 사찰한 것”이라는 데 대해 한겨레는 2일 “참여정부는 경찰의 통상적 감찰·정보수집이며 MB정부는 총리실의 정치목적 불법 사찰”이라고 못 박았다.
소셜테이너로 분류되는 연예인에 대한 사찰도 보도됐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2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2009년 9월 김제동씨를 비롯한 이른바 ‘좌파 연예인’을 내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3일 “총리실이 입막음을 위해 불법사찰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에 건넨 5000만원이 시중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 형태의 묶음다발”이라며 “자금출처와 윗선을 밝혀 줄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동아는 이번 사안을 MB정부와 민주당의 ‘진흙탕’ 싸움으로 비유했다. 조선일보는 2일 ‘민간사찰 정국 반전, 그리고 혼전’ 기사에 이어 3일 ‘청와대·민주당 막가는 폭로전’이라며 “청와대가 증거도 없이 노무현 정부가 정치인 계좌추적을 했다고 했고, 민주당은 자료를 재탕하며 사찰팀이 청와대를 195회 출입했다”며 “진흙탕 폭로전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역시 3일 ‘사찰 폭탄 돌리기’라는 기사에서 “반격에 재반격, 기습공격에 역공”이라며 “정치권이 진흙탕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중앙일보는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은 지난달 31일 ‘KBS 새노조-장진수-이재화 공조…총선용 기획 폭로’라는 기사에서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기획 폭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한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찰 문건을 공개한 KBS 새노조가 반MB를 표명한 전국언론노조 산하라는 점도 부각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이희정 문화부장은 2일 데스크 칼럼에서 “뒤늦게 고개를 내민 ‘불편한 진실’을 좇아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기는커녕 제 편에의 유불리를 따져 사건을 재단하고 음모론까지 슬그머니 꺼내는 모습은 한편의 블랙코미디”라며 “일부 언론의 행태가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의 다음날 보도는 확연히 달랐다. 중앙과 종편 JTBC는 3일 “총리실 산하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노무현 정부 사람들’을 표적감찰해 인사자료로 활용했다”며 “2개월 동안 집중조사를 벌여 명단에 오른 80여 명 대부분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다”며 정부를 겨냥했다.
중앙은 3일 사설에서도 “(대통령) 자신이 수반을 맡고 있는 정부 조직에서 빚어진 사찰 및 은폐 시도에 대해 이런 줄 몰랐다면 몰랐다고 말하고,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며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중앙일보를 포함한 언론의 책임도 있음을 고백한다”고 자책했다.
방송사 파업 여파로 사찰 보도가 확연히 준 가운데 종편 MBN은 이를 집중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MBN은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상병 정치평론가 등을 잇달아 초대해 “주권자인 국민을 정부가 사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