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언론사 총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언론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철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급여 지급이 차단되면서 가계 경제난은 가중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 파업이 100일이 넘어감에 따라 파업에 가담한 기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백화점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기자들부터 시작해 떡 배달, 편의점, 논술첨삭, 엑셀 작업, 번역, 돌잔치 사진촬영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7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KBS 등 방송사 노조와 연계해 바자를 열어 수익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이 파업 이후 일자리를 알아보니 마땅히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며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 초기 일일호프를 개최해 모아둔 파업기금도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무이자로 150만~200만원씩 대출해주던 기금은 벌써 수십 명이 받았다.
이 때문에 노조에서는 수익사업팀을 꾸려 ‘1+횡성한우’(http://cafe.daum.net/kmstrike)를 판매해 파업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시중가에 비해 절반가량 싼 가격 덕분에 주문(예약판매 포함)을 받은 지 이틀 만에 330건 이상 접수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판매를 기획한 황세원 기자는 “시중의 횡성한우보다 가격이 싼 이유도 있겠지만 트위터에서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에 지지해주시는 분이 많이 구매해 주셨다”며 “한 번에 70만원어치를 사서 쌍용차 파업 현장에 보내주는 등 의미 있는 구매가 많다”고 설명했다.
MBC 파업도 두 달을 훌쩍 넘어서며 조합원들의 가계 운영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근무일수 계산에 따라 절반의 급여가 지급됐지만 3월부터는 급여 지급이 아예 끊겼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대출 기한을 연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문제는 다음 달부터다. 지난 연말연시 상여금과 연말정산소득공제액 등이 지급된 탓에 이번 달까지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인 ‘마이너스 생활’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MBC 한 기자는 “(파업이) 여름까지 가면 많이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MBC 파업 장기화로 결방 프로그램이 속출하면서 작가와 연기자들도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프리랜서 신분인 작가들은 당장 월세와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KBS·MBC·SBS·EBS 등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지금 돌이키지 않으면 우리들이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자리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며 “공정방송을 위한 MBC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