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파업이 오는 31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노사 양측 모두 좀처럼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김성기 신임사장과 조상운 노조위원장에게서 사태 해결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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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운 노조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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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옳기 때문에 싸우는 것”
국민일보 조상운 노조위원장-신임사장과 논설위원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노조의 복귀를 촉구했다. “복귀하면 대화를 통해 갈등을 극복하겠다는 신임사장의 주장은 논리적 모순이다. 이런 궤변에 속을 조합원들이 아니다. 신임사장이 누구의 사인을 받아서 그런 입장을 밝혔는지, 논설위원실이 누구의 추동에 의해서 성명을 냈는지는 국민일보 내부인사들이라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신임사장은 독립된 입장으로 후속 인사를 단행하고 노조와의 대화에도 나서야 ‘바지사장’이라는 의혹을 듣지 않을 것이다.”
-신문법 위반 사항이 해소됐지만 조민제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데.“국민문화재단 결의문을 보면 조사무엘민제씨가 국민일보 회장이나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재단 결의문은 ‘조 회장은 국민일보의 경영실무에서 벗어나 앞으로 회사 본연의 설립목적과 정신을 함양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일을 굳이 조씨를 회장으로 두고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회장직을 가지고 재판이나 검찰 수사의 도피처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김 사장은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넘어서자”며 위원장의 해고를 기정사실화했다.“개인 조상운을 위해서 105명의 조합원이 100일 가깝게 파업하고 있다고 봤다면 그것은 사측의 오판이다. 조합원들은 부당하게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는 부적격 경영진에 맞서 파업을 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일보 전체에 짐만 되는 조사무엘민제씨와 임직원들을 분리시킨다면 국민일보의 혼란상황은 당장이라도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바란다.”
-노조 파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편집권 독립’인데. “편집국장 평가 투표는 조합원만 하는 게 아니다. 조합원 여부를 떠나 편집국 구성원 모두가 투표에 참여했고, 75.2%가 김윤호 편집국장에 대해 불신임을 결정했다. 그런데도 사측은 단체협약을 위반한 채 김윤호 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종교국장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한국기교총연합회 사태를 다룬 행태만 보더라도 그렇다. 편집국장과 종교국장 교체는 기자들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요구다.”
-조용기 목사를 바라보는 노사의 인식 차가 크다.“사측 간부들은 조용기 목사나 조사무엘민제씨 눈치 보느라 바른 말을 할 수 없다. 오로지 젊은 기자들만이 용기를 내 불합리한 현실에 맞서고 있다. 그들은 노조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해임 또는 해고당한 비서실장과 경영전략실장을 목격했다. 현재 국민일보 간부 중에 누가 그런 위험을 무릅쓰겠는가.”
-조합원들이 100일 가까이 투쟁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는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옳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2001년 파업 상황과 비교한다면 순복음교회는 침묵으로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국민문화재단이 조용기 목사의 눈치를 살펴 조사무엘민제씨를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서 순복음교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순복음교회도 어떻게 하는 것이 교회와 국민일보를 지키는 일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본다.”
-조용기 목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나는 아간이 아니다’라고 했던 말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주기를 당부한다. 조용기 목사와 가족들로 인해서 국민일보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용기 목사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두려워하는 목회자라면 더 늦기 전에 결단하는 용기를 발휘하기 바란다. 더불어 국민문화재단을 설립해 국민일보를 한국 사회와 교회에 봉헌하겠다고 했던 2006년 12월의 약속을 이제라도 지키기 바란다. 2012년 3월 13일 국민문화재단 이사회 직전에 입장을 바꿔 조사무엘민제씨에게 회장직을 세습한 이유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향후 투쟁계획은. “최근 언론사 파업 중 가장 먼저 파업을 시작했지만 가장 덜 알려진 게 국민일보 파업이다. 그런 면에서 우선 국민들께 파업 상황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앞으로 조용기 목사 일가가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사회를 속였는지 낱낱이 밝힐 것이다. 특별히 국민일보가 지난 23년간 조용기 목사 일가의 사병 노릇을 한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서도 국민들과 독자들께 모든 것을 밝히고 용서를 구할 것이다.”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1996년 국민일보에 입사해 종합편집부, 체육부, 사회부 등에서 근무했다. 2007년부터 여섯 번째 노조위원장(제21~26대)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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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기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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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나친 악의적 비난…해고 철회 의사 없다”
국민일보 김성기 사장-국민일보 기자 출신의 첫 사장이 되었다. “기자들은 자기가 만드는 지면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파업하는 기자들도, 편집국에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게 내 임무다. 그러나 과거처럼 적당히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고 조용히 봉합하는 수준의 수습은 하지 않을 것이다. 길게 보고 국민일보의 발전을 위해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는 정상화를 할 것이다.”
-노사는 조민제 전 사장(현 회장)의 형 희준씨의 국민일보 복귀 시도를 방어하기 위해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함께 싸우기도 했는데.“저 역시 비대위 공동위원으로 참여했다. 결정적인 것은 조민제 회장의 어머니 김성혜 총장의 고발 여부였다. 조 회장께서는 노사공동비대위 처음부터 ‘어떻게 아들이 모친을 고발하느냐’며 일괄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조사한 것을 놓고 고발할 것을 촉구했고 입장 차로 결국 결별했다. 그 이후 노조는 ‘조민제 사장은 국민일보의 수치’라는 악의적인 표현을 써가며 사장을 배척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적의 조민제 사장의 회장 승진으로 신문법 위반 사항은 해소됐다. 하지만 노조는 조용기 목사와 아들 민제씨의 회장직 유지에 대해 ‘신문의 사유화’라고 비판한다.“신문의 사유화라는 표현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사장으로 선임된 뒤 내게 인감이 넘어왔다. 회사 인감을 가졌다는 것은 독자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고도 사유화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 조용기 목사는 창간 때 산파역할을 했기 때문에 존경해야 마땅하다. 원로목사가 명예회장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교회의 시각 자체가 다르다. 순복음교회는 지역별로 형제교회를 두고 있다. 판매 확장에 있어서는 형제교회들이 큰 역할을 한다. 연결고리인 원로목사 때문이다.”
-노조위원장 해고에 대한 노사 시각차가 크다. 해고를 철회할 의사는 없나. “악의적인 비난이 도를 지나쳤다. 설립자에 대해서도 인격을 모독하고 사장에게도 비난을 했다.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처를 한다는 것은 설립자에 대한 모독을 용인하는 것이다. 해고 노동자의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인간적인 모멸감을 도외시할 수 없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해고 정당’ 결정이 나온 만큼 결정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
-노조 파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편집권 독립’인데.“기자들이 간혹 우리 신문의 사시(사랑·진실·인간)가 지향하는 것과 다른 방향의 기사를 내놓는 경우가 있다. 데스크는 이것을 게이트키핑하는 게 맞다. 팩트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팩트를 통해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 하면 걸러야 한다. 그것이 편집권 독립을 침해했다고 하는 것은 민감한 반응이다. 종교지면 역시 기독교계 언론의 맏형인 국민일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아 편집권이 무너졌다고 하는 것은 단견이다.”
-사장 선임은 어떻게 이뤄졌나.“이사회 전날, (조민제) 회장께 언질을 받긴 했다. 신문법 (위반) 문제도 있고 이사회 내부에서 전화로 연락도 받았다. 그 다음날 의견조율을 했고, 내 의견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회사가 누란의 위기에 있는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고사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봉사할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락했다. 모 인사가 내정돼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긴 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논평할 사안은 아닌 거 같다.”
-향후 경영계획은. “소명에 충실한 신문을 만들자는 게 목표다. 언론으로서 건강하고, 기독교로서 사랑에 충실한 신문으로 끌고 갈 생각이다. 파업에서 돌아온 기자들에 대해 인사보복을 할 생각은 없다. 파업은 직원 3분 1이 참가하고 있고 집회에 참가하는 적극 가담자는 그 중에서도 절반 정도로 본다. 파업 참가자 전원이 똑같은 마음으로 파업에 임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인사상의 보복을 피함으로써 갈등과 앙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대화로 풀고 융화를 이루겠지만 고소·고발 조치를 취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다.”
국민일보 김성기 신임사장은 1977년 합동통신(현 연합뉴스)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문화부, 외신부, 체육부 등을 거친 뒤 1988년 국민일보 창간멤버로 합류했다. 사회부장, 경제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실장을 역임한 뒤 이달 3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국민일보 사태 일지>
◇2010년
▲8월 28일
김성혜 한세대 총장, 조민제 사장 장인 노승숙 회장 사퇴 종용
▲10월 7일
노사공동비대위, 조희준 전 회장·김성혜 총장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
▲11월 3일
조용기 목사, 국민일보 회장 취임
◇2011년
▲3월 17일
조민제 사장, 어머니 김성혜 총장 고발 거부
노조, 노사공동비대위 탈퇴
▲8월 29일
사측, 노조에 경영진 비방 금지 최후통첩
▲9월 20일
MBC ‘PD수첩’ 조용기 목사 가족문제 다룬 ‘나는 아간이 아니다’ 편 방송
▲9월 29일
노조 임시총회 개최, 조용기 회장·조민제 사장 퇴진 요구 결의
▲10월 12일
사측, 조상운 노조위원장 해고
▲10월 25일
편집국 기자 169명, 김윤호 국장 불신임 의결
▲12월 26일
노조, 임금 및 단체협약 결렬에 따른 총파업 돌입
◇2012년
▲3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 미 국적 조민제 대표이사 신문법 위반 사항 서울시에 통보
▲3월 12일
노조 “미국인 사장 해임” 48시간 철야농성
▲3월 13일
국민문화재단 조용기 명예회장, 조민제 회장, 김성기 신임사장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