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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노사가 파업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기로에 섰다. 사진은 26일 출근저지 투쟁 과정에서 마주친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왼쪽)과 공병설 노조위원장.(마이크 든 사람) (연합뉴스 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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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의 총파업을 맞은 연합뉴스 노사의 물밑 대화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다. 양쪽이 아직까지는 대화의 끈을 잡고 있으나 입장차가 워낙 현격해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21일 박정찬 사장이 제안한 ‘노사공동특위 설치·불신임투표’ 실시 안은 일단 구체적인 대화의 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밥상에 올릴 메뉴가 좁혀진 셈이다.
박 사장의 안은 2개월 시한의 노사공동특위 활동→공정보도, 인사투명성, 사내민주화 조치 및 사장 거취 등 논의→합의안 도출 시 사장 무조건 수용, 결렬시 1개월 이내 불신임 투표 실시로 요약된다.
노조는 곧바로 박 사장 안에 불신을 나타냈으나 단칼에 거부하지는 않았다. 사측도 대화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쪽 다 ‘대화’를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사태 장기화를 피하자는 점도 공통분모다. 사내 반목과 갈등이 깊어져 오랜 상처로 남길 바라지 않는다는 부분에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박정찬 사장의 퇴진 문제다. 박 사장은 퇴진 여부를 노사공동특위와 불신임투표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그는 21일 낸 담화문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종안”이라는 말도 썼다. 이 정도면 ‘벗을 만큼 다 벗었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박 사장이 특위나 불신임투표에 미루지 말고 스스로 퇴진을 결단해 시점을 못 박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물러나겠다는 약속이 확실하게 전제되면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 박 사장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사내에서는 사원 대상 불신임투표를 실시하면 박 사장이 신임을 얻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사실상 퇴진 약속을 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3개월은 내부 회유 및 정지 작업을 통해 신임을 공고히 하기에 얼마든지 충분한 기간이라는 ‘시간끌기 꼼수론’ 우려도 강력하다. 일단 파업이 중단되면 주도권을 되찾을 수밖에 없는 사측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사측은 노조 측에 ‘재적 과반수 불신임’ 안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운을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전 사원 800여 명 중 조합원이 500명 이상이니 노조로서도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박 사장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마음을 완전히 비우지 못하고, 노조는 파업의 명분이 훼손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이 ‘건널 수 없는 강’을 이루고 있다.
대화가 끝없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 일부에서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며 ‘원칙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결국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서 모멘텀이 마련되지 못하면 연합 파업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