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결과가 향후 정국 구도 및 대선은 물론 최근 연대파업의 물결이 휩쓸고 있는 미디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회의 이사진 교체가 약속한 듯이 같은 8월로 예정돼 있어 총선 결과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법률상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모를 실시해 선임하도록 돼 있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과정에서 여야의 추천이 이사의 성향 분포를 좌우하는 것이 관행이다. 현재 방문진과 KBS 이사진 성향이 여야 각각 6대 3, 7대 4라고 분류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이사진 선출에 여야 격론이 불가피하다. 방문진은 파업으로 인한 김재철 사장의 거취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으며, KBS는 11월 사장 교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방송사의 거버넌스는 여야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언론사 노조들은 정치권의 움직임과는 선을 긋고 있으나 파업이 총선의 자장(磁場)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천 실패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모바일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야권연대가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게 되면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김재철 MBC 사장의 거취까지는 판가름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후 국회에서 다수 야당의 공세로 KBS, YTN 등이 격랑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야당의 ‘자살골’로 분위기를 탄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되면 계산은 좀 복잡해진다. 친박계가 장악하고 있는 현 여권의 흐름상 미디어 현안에서 이명박 정부를 거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더욱이 논란이 되고 있는 KBS, MBC, YTN 등의 사장은 모두 ‘친이 라인’을 직간접적으로 붙잡고 있는 인물들이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친박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27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대구경북지부·대구MBC지부·포항MBC지부와의 인터뷰에서 “MB정권의 무개념, 무철학 언론정책이 사상 초유의 언론사 연대 파업을 가져왔다”며 “총선 이후 새누리당 차원에서도 (언론사 파업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며 김재철, 김인규 사장 퇴진에서 더 나아가 방송사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야당 의원을 무색하게 하는 초강력 메시지를 던졌다. 새누리당 중진인 남경필 의원도 지난달 ‘낙하산 사장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어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방문진, KBS이사진 교체와 맞물려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 언론사 파업에 대해 “언론사 내부 사정”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박근혜 선대위원장은 언급을 삼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그러나 미디어 현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부산일보와 정수재단 문제라는 점에서 박 위원장이 전향적으로 나서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정수재단 환원에 요지부동인 그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미디어 현안은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정수재단은 방문진에 이어 MBC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결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미디어환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지기는 어려워 총선 결과에 따라 섣불리 일희일비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KBS 새 노조의 한 관계자는 “총선 결과가 변수는 될 수 있겠지만 공정보도 투쟁은 기본적으로 내부 동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