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회(지회장 용태영)는 지난 7일 운영위원회에서 KBS 정치보도의 불공정성이 심각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9일 ‘정치보도에 대한 기자협회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야 정쟁에 영향을 주는 보도는 피한다’는 보도국 간부들의 ‘탈정치’ 방침은 정치보도의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탈정치’를 지향한다지만 팩트를 취사 선택하는 과정에 주관적인 입장이 개입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친정부적인 보도 편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우려와 불만이 이처럼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 공정방송 논란을 일으켰던 ‘안동수 충성 메모’와 ‘민주당 정풍’ 관련 보도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9일 안동수 전 법무장관의 ‘충성메모’ 보도가 누락된 것과 관련 기자들은 “첫날 뉴스가치 판단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고 하지만 다음날에도 여야 공방만 다루고 사태의 본질을 점검하는 리포트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풍’ 관련 보도에서도 KBS가 사태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는 게 기자들의 생각이다. 소장파 요구사항에 대한 옳고 그름을 분석하기보다 수습국면으로 몰아가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KBS 지회는 14일 보도국 간부들과 일선 기자들이 함께 하는 간담회를 마련하고 정치보도에 대한 이같은 기자들의 우려와 불만을 전달했다. 간담회에는 유균 보도국장, 조순용 정치부장, 진홍순 취재1주간, 이몽룡 취재2주간 등 간부들을 포함해 2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했고 2시간이 넘도록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들은 “내년 지방자치 선거와 대선 국면에서 과연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보도의 공정성이 결코 정치적 판단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순용 정치부장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국민이 선택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무조건 정부를 비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국민의 정부가 보수세력으로부터 불필요한 공격을 받을 때 KBS는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