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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이 조선에 1보를 뺏긴 이유는?

'삼성-CJ 미행 사건' 보도서 희비교차
온·오프 기사 동시전송 시스템 도입도

원성윤 기자  2012.03.21 15: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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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 줄 알고 PDF와 인터넷 노출을 새벽 6시까지 막았는데 조선일보는 새벽 3시10분쯤 인터넷에 먼저 노출했다. 우리가 더 많은 지면 할애를 했지만 인터넷으로만 보면 조선이 단독을 하고 우리 신문이 따라간 모양새가 됐다.”(경향신문 독립언론실천위원회 중)

지난달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MRI 검사결과가 1면을 뒤덮었던 대다수의 중앙일간지와 달리 경향신문은 ‘CJ “삼성이 이재현 회장 미행했다”’는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세웠다. 삼성물산 직원의 CJ 이재현 회장의 미행 소동이 보도된 날이었다.

경향은 3면에 CJ 측이 밝힌 미행전말과 더불어 상속갈등의 역사, 삼성의 해명까지 모두 4개의 기사를 실었다. 삼성물산 직원이 렌터카 회사 직원을 불러 차를 바꾸는 장면, 경찰의 출동, 미행차량의 CCTV 장면까지 3장의 사진까지 실으며 ‘단독’ 임을 확신했다. 경향은 이 사건을 제보를 받은 뒤 CJ측에 사실관계를 최종 확인했다. 사진까지 제공받았기에 확신은 더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역시 이를 취재하고 있었다.  조선은 10면 사회면을 통해 ‘CJ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 미행”’이란 기사를 썼다. 기사와 사진은 각각 하나씩이었다. 분량과 내용 면에서 경향의 완승이었으나 온라인의 흐름은 전혀 달랐다. 조선이 경향보다 약 3시간 앞서 공개함으로써 온라인 여론은 조선의 단독기사처럼 흘러갔다. 새벽에 기사를 노출하는 것을 고려하지 못한 탓이었다.

“온라인에서 여론을 선점하는 데는 먼저 공개하는 게 유리하다. 선수들끼리만 아는 지면 단독을 위해 6시까지 온라인 노출을 막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단독기사라도 온라인 노출시간에 따라 여론을 주도하는 매체가 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일간지들은 자체적으로 ‘온·오프라인 기사 동시 전송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외주제작을 맡겨 이를 구축하고 있다.

경향 역시 이 시스템을 외주에 맡겨 도입했다. 기자가 기사집배신 시스템에 기사를 올리면 인터넷과 신문에 기사가 동시에 올라가고 데스크가 노출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기사집배신에 올린 기사를 긁어서 인터넷에 재차 올리고 있는 수준이다. 좀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이중의 수고를 더는 장점이 있다.

△SNS를 통한 1보 전달 △인터넷에 미완성된 기사 노출 △신문지면에 쓸 완성된 기사 출고의 3단계 시스템 필요성을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겨레 박찬수 편집국장은 “세계신문협회에서 이미 나온 이야기로 당장은 기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사의 완성단계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들이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인용해 쓰는 경우 온라인 매체 기사가 단독 톱뉴스에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 국장은 “신문의 단독을 위해 온라인을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출근 시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사를 보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 온라인에 미리 기사를 띄우는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