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업 대체 인력으로 채용한 계약직 전문기자들이 해당 분야 경력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전문성을 무시한 꼼수 채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MBC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지난달 13일 채용공고를 내고 계약직 전문기자를 공개 채용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발행된 사보 ‘주간MBC’를 통해 “심층보도를 위한 전문기자제도 도입으로 최근 전문기자 채용을 실시해 환경, 북한 전문기자를 비롯해 4명의 기자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발된 4명 중 2명은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인 리포트를 시작했다.
문제는 이들 기자의 전문성 여부다. 북한 전문기자로 선발된 박 모 기자는 경제채널인 SBS CNBC에서 증권시황 등 경제정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 앵커 출신이다. 대학원에서 북한개발협력학을 전공했다지만 이데일리TV, 토마토TV 기자 등 그간의 이력은 ‘북한’과는 거리가 멀다. 환경 전문기자로 채용된 김 모 기자 역시 tbs교통방송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뉴스를 전하는 일을 주로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MBC는 채용공고를 통해 ‘국내외 방송, 신문, 통신 등에서 해당분야 만 2년 이상 근무 경력 기자’를 지원 자격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MBC노조는 두 사람의 이력이 해당 분야에 전혀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전 직장도 그동안 MBC가 경력기자 채용에서 고려해왔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들 전문기자의 채용은 애초에 사측이 채용공고에 내건 자격요건을 무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의 소송까지 부를 수 있는 불법채용”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북한 전문’으로 선발된 기자가 지난 14일 ‘뉴스데스크’에서 처음 맡은 보도는 한미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홍보하는 리포트였다. 노조는 “결국 편파보도의 선봉으로 세우기 위해 일부러 ‘경력 없는 경력기자’를 선발한 꼼수가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MBC 한 기자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단순히 리포트를 ‘읊어줄’ 캐스터 역할이 필요했던 셈”이라며 “이는 기자로서의 전문성을 부정하는 행위이자 단지 대체 근로를 위해 저널리스트의 생명력을 말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한때는 기자였던’ 사장을 비롯한 일부 간부들은 이제 ‘기자’라는 직종의 최소한의 자격요건마저 무너뜨리며 자신의 나팔수로 일하기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생존권을 담보로 앵무새 기자를 키우려는 의도가 분명해진 계약직 전문기자 채용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지금은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은 정상화된 다음에 얘기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