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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찬 사장, 때가 됐음을 인정하세요"

연합뉴스 29년차 간부사원 사내게시판에 글

장우성 기자  2012.03.16 10: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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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23년만의 총파업에 돌입한 연합뉴스의 한 29년차 간부사원이 박정찬 사장에게 물러날 것을 직언하는 글을 공개했다.


1984년 입사한 공채4기인 임형두 연합뉴스 논설위원은 14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공정보도 요구 파업과 그 데자뷰’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사장은 퇴진하고 노조와 후배들은 그가 명예롭게 새출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임형두 위원은 박 사장에 대해 “지금의 상황에서 더 머물러야 하는가, 아니면 표표히 떠나야 하는가? 내 개인 소견으로는 사장께서 후배들을 믿고 밀어주는 것이다. 때가 됐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한동안 야속함과 상실의 아픔이 크겠으나 조금만 길게 보면 겸허한 인정과 받아들임은 승리요 자기해방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더 큰 대아(大我)로 새롭게 일어서는 멋진 승리”라고 밝혔다.


노조와 후배들에게는 “사장이 명예롭게 새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드려야 한다”며 “사장은 회사 성장을 위해 누구보다 더 진취적으로, 열심히 노력해온 게 사실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해온 수십 년 세월이 어느날 갑자기 '공정보도'라는 암초에 걸려 무위로 돌아갈 때 그 허무를 감당하기란 누구나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종의 미(美)라고 하지 않던가”라며 “사장의 뒷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 그대로다. 사장이 아름답고 멋질 때 우리도 아름답고 멋지다”라고 덧붙였다.


임 위원은 또 “존경하는 사장님, 용기를 내세요. 사랑하는 사원 여러분, 지혜를 발휘하세요”라며 “그리고 모두가 승리하는 길을 찾아보자. 우리는 잠시 둘일지 몰라도 내내 하나”라고 밝혔다.


임 위원은 23년 전 파업의 기억을 떠올리며 “놀라운 것은 당시 '공정보도'를 앞장서 요구하던 노조원이 지금은 '불공정보도'로 질타받는 입장이 됐다는 사실이다. 당시 고참기자였던 그 분은 바로 지금의 사장이시다”라며 “무정한 역할 바꿈이다. 이 무슨 아이러니요 운명의 장난인가”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