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노동조합이 임금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 절차에 돌입했다. 불교방송 노조는 지난달 28일 임금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노위의 쟁의 조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노조는 곧바로 파업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임금협상에서 노사간 의견차가 가장 큰 쟁점은 임금피크제와 무급순환휴직 도입이다. 노조는 임금피크제에 대해 국장급 이상부터 먼저 시행한 뒤 평직원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무급순환휴직 제도에 대해선 노조가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교방송 측은 노조가 임금피크제와 무급순환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부득이하게 정리해고 수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회사로선 두 제도의 도입이 ‘해고 회피 노력’ 차원이라는 것이다.
불교방송은 이미 올해 초부터 광고 수익 감소 등 경영 상태 악화가 심화돼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앞서 김영일 사장권한대행 시절부터 누적된 적자에 더해 미디어렙법 입법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불교방송의 지난 1~2월 광고 수익은 30% 이상 급감했다. 이에 이채원 불교방송 사장은 지난 1월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노조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불교방송 내부는 크게 들끓고 있다. 10년 만에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장용진 노조 위원장은 “일단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낸 만큼 앞으로 보름간 성실히 조정에 임한다는 계획”이라며 “27일까지 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합법적인 쟁의 행위를 위한 절차적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