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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상훈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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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창간 92주년을 맞은 5일 방상훈 사장은 대선과 총선이 있는 올해 “포퓰리즘과의 싸움”을 조선일보의 역할로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 본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방 사장은 “정치권은 인기에 영합하는 선심성 공약을 쏟아낼 것이고 각계각층의 이기적 욕구들이 분출할 것”이라며 “불편부당이라는 사시대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용기 있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 체제 북한의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북한 주민의 건강권을 돌보는 일과 탈북자의 인권을 지키는 일은 이념과 체제를 떠나 모두가 동참해야 할 인권문제”라고 말했다.
종편 TV조선에 대해서는 “열정과 투지로 방송을 해간다면 2~3년 안에 대한민국 최고 방송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TV조선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걸음마는커녕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 두 개면 족한 시장에 정부가 4개를 무더기로 허가해할 때부터 예견됐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기자의 초심’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되새길 것을 주문했다. 그는 “신문을 만드는 사람은 평범한 셀러리맨과는 달아야 한다”며 “올바른 가치를 전파하고 지켜나가는 사회의 목탁으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창간 92주년 기념사>
오늘 조선일보가 창간 92돌을 맞았습니다. 이 뜻 깊은 자리에서 30년 근속상을 받으신 오태진 수석 논설위원을 비롯한 49명의 수상자들을 축하하고, 여러분 모두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선거의 해 입니다.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나라 밖에선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도 올 해 안에 새로운 지도자가 뽑히고 권력이 교체됩니다. 세계 경제는 작년보다 더 어렵습니다. 유럽 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 중국, 미국 경제가 모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라 안과 밖에서 정치 외교적 지각 변동과 경제적 위기 상황이 겹쳐지면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경제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는 선심성 공약을 쏟아낼 것이고, 선거 정국에 편승한 각계각층의 이기적 욕구들이 분출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조선일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포퓰리즘과의 싸움에 당당하게 앞장서야 합니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이라는 우리 사시(社是)대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용기 있게 말해야 합니다.
조선일보는 과거 혼돈의 시기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올해도 우리 사회의 중심을 잡는 균형추로서,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 나가는 시대의 나침반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을 다짐합니다.
사원 여러분.
작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북에는 김정은 3대 세습 체제가 들어섰지만 권력 기반이 확고히 뿌리내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북한 사회에 언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변화의 과정 속에서 갑자기 닥쳐올지 모를 남북통일의 순간에 대비해 언론이 해야 할 책무를 지금부터 하나씩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그 하나가 굶주림 속에 결핵과 간염 등의 질병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일입니다. 우리 언론은 기본적인 생명권과 건강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이들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통일 방식이나 노선의 차이를 떠나 순수한 인도주의에 입각해 북한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운동에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건강은 남북이 통일된 나라에서 이질감을 해소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입니다.
또한 우리는 탈북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배가 고파 북을 탈출했다가 중국 공안에 붙들려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이 정치수용소에 갇혀 모진 고문으로 목숨을 잃고 공개처형까지 당하는 처참한 현실을 전 세계에 고발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의 건강권을 돌보는 일과 탈북자의 인권을 지키는 일은 이념과 체제를 떠나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인권 문제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조선 종편이 실질적으로 출범한 첫 해입니다. 출범 석 달을 맞은 TV 조선의 성적표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아기가 태어나 혼자서 걷고 뛰려면 3년은 걸립니다. 조선 종편은 갓 태어난 어린 아기와 같습니다. 걸음마는커녕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종편을 둘러싼 방송 환경은 매우 어렵습니다. 한 두 개면 족한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4개 종편을 무더기로 허가할 때부터 예견됐던 상황입니다.
그러나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열정과 투지로 방송을 해나간다면 반드시 2~3년 안에 TV조선을 대한민국 최고 방송의 반열로 올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올해 우리는 신문과 방송의 화학적 결합에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조선일보가 가진 장점과 경쟁력을 살린 방송, 조선일보 기자들이 적극 참여해 함께 만드는 방송이라면 못해 낼 것이 없습니다.
사원 여러분
92년 역사의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구독률, 열독률 등 모든 면에서 신문업계의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2등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신문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뉴미디어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1등의 자리에 안주하거나 자만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최고다' '우리는 잘 하고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지면 그 조직은 절대 1등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수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우리가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우리가 시대의 흐름을 냉철하게 파악해 그 중심에 서 있는지 늘 성찰해야 합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 창간 행사엔 뜻 깊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조선일보 92 성상(星霜)을 기념하는 '조선일보 뉴지엄(Newseum)'이 오는 5월 문을 엽니다. 흑석동에 연면적 약 900평의 3층 건물로 건립되는 뉴지엄은 조선일보 92년 역사의 자취를 담아낸 역사기념관과 신문의 미래를 앞서가 보는 뉴미디어관, 그리고 기자 체험학습 공간, 언론 관련 세미나와 같은 사내외 모임을 위한 연수실 등으로 꾸며집니다.
역사기념관에는 조선일보 창간호 원본과, 일제하에서 총독부로부터 압수된 항일 지면들, 6·25 때 피난 다니면서 임시 사옥 네 곳에서 발행했던 전시판 지면들, 쟁쟁한 선배 논객들과 기자들의 유품 등 조선일보가 지난 92년간 겪었던 온갖 고난과 역경, 암흑을 뚫고 일어선 자랑스러운 발자취들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뉴지엄 건립을 계기로 오로지 진실만을 보도하려고 애써온 선배들의 기자정신을 우리 가슴에 새롭게 다집시다.
사원 여러분,
신문을 만드는 사람은 평범한 샐러리맨과는 달라야 합니다. 우리는 다시금 기자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저널리즘의 가치가 무엇이며, 언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되새겨야 합니다. 신문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고, 신문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올바른 가치를 전파하고 지켜나가는 사회의 목탁으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집시다. 회사도 여러분이 프라이드를 갖고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해외 연수를 포함해 다양한 교육 기회와 복지 혜택을 더욱 넓혀 나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1등 신문, 1등 방송’ 조선미디어 그룹의 종사자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힘차게 달려 나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