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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지키고 있는 게 의미가 없었다"

보직 사퇴·총파업 동참 MBC 간부 사원들

김고은 기자  2012.02.29 14: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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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김재철 사장의 양심을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후배들에게 업무복귀 명령과 징계 방침을 내리는 것을 보고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27일 보도영상 부문의 두 보직부장이 보직을 던지고 노조의 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28년차 부장급 카메라기자 2명과 차장급 기자 2명도 노조에 재가입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은 MBC 사장이기 이전에 30년 MBC 선배인데 선배의 본분을 저버린 채 사태 해결의 의지도 없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데 답답함을 느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파업 대열에 동참해 사장 퇴진을 종용하는 것이 빠른 사태 해결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보직부장과 간부급 사원들의 잇단 사퇴 행렬의 기저에는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이 깔려 있다. 23일 보직 사퇴를 선언한 최일구, 김세용 앵커는 “지난 2년간의 뉴스 신뢰도 추락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공정보도를 위해 나서서 싸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침묵·편파·왜곡으로 점철됐던 지난 2년간 MBC 보도에 대한 내부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로부터 이들 또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보도국 A부장은 “부장으로서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보였다”면서 “우리가 파업에 나선 것은 제대로 된 뉴스, 제대로 된 방송을 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리포트 몇 개 만든다고 해봤자 사장이나 퇴진 대상인 본부장과 국장이 다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소용이 있는 건가 싶었다”며 “회사보다 특정 개인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은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단행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인사는 보직부장들의 사퇴 행렬에 불을 댕겼다. 보도국의 B부장은 “개혁적인 인사나 후배들의 충정을 알아주는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B부장은 “징계가 두려웠다면 사퇴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후배들의 충정을 회사가 무성의하게 대해선 안 된다”며 “우리들의 뜻이 하나하나 모아진다면 회사 측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