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사용한 법인 카드 금액이 무려 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카드가 업무 외 용도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MBC노조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김 사장 본인이 직접 갖고 다니며 사용한 ‘본인 명의의 법인 카드’ 사용액만 약 2억 원을 넘는다”면서 “공식적인 회식비나 선물 값 등으로 비서진이 계산한 법인카드 비용은 5억여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직원 1600명, 매출 규모 1조원의 김재철 사장이 1년 간 쓴 법인카드 금액이 예산 25조원, 시민 1천만 명인 서울시장의 올해 업무추진비 3억6천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큰 씀씀이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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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노조가 27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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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처 또한 논란이다. 노조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명품 가방 매장과 고급 귀금속 가게, 여성 의류매장, 백화점 등에서 법인 카드로 수천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토·일요일과 공휴일 등 휴일에도 수천만 원의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급호텔 이용 빈도도 잦았다. 노조는 “김 사장은 특급호텔 마니아”라며 “호텔에서 개인 명의의 법인카드 사용 횟수는 2년에 188건, 비서진들의 카드까지 포함하면 김재철 사장은 매일같이 특급 호텔에 드나들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법인카드가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은 “본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법인카드를 쓴 것은 아닌지, 선물용품은 대부분 비서진들이 자신들의 카드를 이용해 구입했다고 하는데 사적인 물품을 사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주말 사용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데 실제 업무용인지 각종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공영방송 MBC가 핵심적인 공공기관 중 하나인 점을 생각할 때 사장의 카드 사용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옳다”면서 “김재철 사장은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재철 사장 개인 명의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만을 보아도 이미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가 충분하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해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김 사장의 경영행태에서 나타나는 비리의혹들을 추가로 모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사정당국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는 이날 오전 ‘MBC 특보’를 통해 “사장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했다”며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했다. MBC는 “사장이 지난 2년간 법인카드로 지불한 7억 원은 회사 운영을 위해 공식 회식이나 선물 구입 대금, 업무 협의를 위한 식사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라며 “가방과 화장품, 액세서리 등 물품 구입에 사용된 금액은 MBC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나 작가, 연주자 등에 대한 답례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용 내역 공개 요구에 대해선 “문화방송은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법적인 정보공개 청구 대상이 아닐뿐더러 국회의 피감기관으로도 지정돼 있지 않은 독특한 법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MBC는 이어 “노조가 불법파업을 넘어서 최고 경영자의 경영행위에 해당하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해 영업상의 비밀을 누설하고 근거도 없이 사장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라며 “노조의 이 같은 행위에는 오직 사장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가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정보유출이라는 비도덕적 행동을 넘어서서 영업상의 핵심비밀과 CEO의 동선을 노출시킴으로써 회사에 심대한 해악을 끼치는 명백한 해사행위”라며 “회사는 정보를 유출시킨 자를 끝까지 추적해 찾아낼 것이며, 수사 의뢰 등 법적 절차를 통해 해사 행위를 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