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MBC 간부급 사원 135명 "김재철 사장 퇴진"

간부 참여 성명 중 역대 최다…사측은 노조 위원장 등 고소

김고은 기자  2012.02.22 14:33:22

기사프린트


   
 
  ▲ MBC노조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앞두고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방문진을 향해 김재철 사장 해임을 요구했다. (MBC노조 제공)  
 
MBC 보도국 보직부장들이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참여한 데 이어 간부급 사원들까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압박하고 나서 4주차를 맞는 MBC 파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파업 23일째인 21일 MBC 간부급 사원 135명은 연명으로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더 이상의 파행은 김재철 사장이 MBC를 사상 최악의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기록을 남길 것”이라며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년 김재철 사장의 재임기간은 MBC에 유례없는 갈등과 추락의 시간이었다”고 성토했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이들은 1977~1991년 입사자 135명이다. MBC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간부급 사원 성명이다. 국장 및 부국장 직급만 40여 명이며, 보직간부 역임자는 70여 명에 달한다. 더욱이 이들 중 63%는 비조합원이다. 김재철 사장 퇴진 여론이 비단 노조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사원들에 걸쳐 확산돼 있다는 방증이다.

부장급의 파업 참여도 줄을 잇고 있다. MBC 라디오 ‘뉴스포커스’ 앵커를 맡아온 황외진 논설위원은 20일 “회사 정상화에 대한 사측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앵커직을 내놓고 노조에 가입, 파업에 동참했다. 이에 앞서 보도국의 보직부장 3명도 보직을 사퇴하고 16일부터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 파업과 관련해 보직부장들이 기명 성명을 낸 적은 있지만 직접 파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보직을 사퇴하면서 “이번 보도국장 인사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회사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보직을 수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보도국장 인사는 불난 데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MBC는 이날 문철호 보도국장을 베이징 지사장으로 발령하고 ‘여권 편향’ 논란이 있는 황헌 논설위원실장을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했다. MBC 기자회는 “공정 방송을 염원하는 ‘기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선을 넘어 철저하게 우롱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재철 사장에 대한 퇴진 압박은 시민사회를 넘어 정치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전국언론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인사 퇴진은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도 ‘낙하산 인사’ 철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21일 현재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정영하 노조 위원장과 이용마 홍보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사장은 고소장에서 “노조가 ‘김재철 사장을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전단을 돌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김재철 사장이 22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현안보고에 참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선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영하 위원장은 “방문진이 현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한다면 MBC 구성원들의 분노는 폭발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MBC를 완전히 망가뜨린 김재철 사장의 과오에 대해 철저히 따져물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