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MBC가 보도국장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 파장이 일고 있다.
MBC는 16일 인사발령을 통해 황헌 논설위원실장을 보도국장에 임명했다. 기자들이 제작거부까지 결의하며 교체를 요구했던 문철호 보도국장은 베이징 지사장으로 발령했다. 이장석 특보는 워싱턴지사장에, 황용구 통일방송연구소장은 논설위원장에 발탁됐다.
결국 기자들이 당초 요구했던 대로 보도국장이 교체됐지만 문철호 국장이 베이징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결국 ‘회전문 인사’ ‘꼼수 인사’라는 비판이 높다. 특히 보도국장 인사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세다. 황헌 신임 보도국장은 라디오 ‘뉴스의 광장’, ‘100분 토론’ 등을 진행하며 여권 편향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노조는 “이번 인사는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조합원들의 분노만 격발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도국장 인사에 반발하는 보직부장들의 보직 사퇴도 잇따르고 있다. 정 모 문화과학부장, 한 모 국제부장, 민 모 사회1부장 등은 16일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파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보직을 사퇴하면서 “회사가 누란지기에 빠져 있다. 하지만 오늘 보도국장 인사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회사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보직을 수행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송 모 논설위원과 김 모 부장대우도 황헌 국장 인사에 반발하며 이날 파업에 전격 동참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과 15일엔 박 모 논설위원과 송 모 부장이 각각 파업에 참여했다. 이밖에 보도국의 80년대 고참급 기자 5~6명이 추가로 파업 동참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노조는 “보도부문 고참 선배들은 당초 파업 대의에 동의하고 다음 주쯤 파업 참가 여부를 고민 중이었으나, 오늘 오전 회사가 황헌 보도국장을 전격적으로 임명하면서 이들의 파업 참여를 앞당겼다”고 전했다.
한편 MBC 측은 이번 인사가 노조의 파업이나 기자들의 제작거부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이번 인사 자체는 파업과 관련 없는 정기 인사”라면서 “보도국장은 능력과 자질을 고려해 적임자로 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그러나 “새 보도국장은 보도부문의 제작거부와 파업 사태를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신임 국장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