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측이 ‘정수장학회 사회화원’ 관련 기사를 지면에 실었다는 이유로 편집국장을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박효관)는 사측의 징계로 대기발령 중인 이정호 편집국장이 부산일보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소송에서 “본안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편집국장 지위를 인정한다”며 10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사측이 이 국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은 기각했다.
부산일보 사측은 지난해 11월18일자 부산일보 1~2면에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투쟁 관련 기사가 실리자 이 국장을 ‘상사명령 복종의무 위반’, ‘회사 명예훼손’ 등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신청인(편집국장)이 주장하는 다른 절차상 하자 및 실체상 하자의 유무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밝힌 ‘절차상 중대한 하자’란 사측이 노조의 동의 없이 징계규정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개정한 점이다.
부산일보 사측은 지난해 8월 징계규정을 기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에서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당시 노조는 불법한 개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사측에 밝혔고 이 때문에 편집국장과 노조위원장 징계위원회에도 불참했다.
재판부는 새 규정에 따라 내린 적법한 징계라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개정한 징계규정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산일보 노조는 13일 성명에서 “이정호 편집국장 징계에 앞장선 사람들은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당시 징계규정 불법개정에 앞장서고 징계위원장을 맡았던 사람들이 모두 사장과 상무, 이사로 지명됐다”며 “법원에 의해 절차가 위법이라는 사실이 인정된 이상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