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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빅 이벤트 '소리없는 전쟁'

2012 미디어계 초점 (3)선거보도 무한경쟁

장우성 기자  2012.02.15 14: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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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기획단 발족·첨단장비 구축 등 방송사 선거방송 준비 분주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4월11일과 대통령 선거일 12월19일을 향한 언론사들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 해 동시에 치러지는 2012년은 언론사들에게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의 장이다.

특히 선거보도의 꽃인 방송사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개표방송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MBC와 특유의 안정감으로 승부하는 KBS, 이들을 바짝 뒤쫓는 SBS의 경합은 선거 결과 못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상파 3사는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보안에 붙이며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이에 보도전문채널인 YTN 역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종편 4개 채널에게도 선거는 브랜드 조기 안착을 위한 절체절명의 기회다.

1년전부터 시작된 경쟁체제
국내 방송사 중 스튜디오를 활용한 역동적인 영상과 기획 아이디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MBC는 11월 중순 기자 5명으로 구성된 선거방송기획단을 출범시켰다. MBC는 기술, CG 등 타 부서 인력이 중앙으로 파견되는 형식이 아닌 선거 시기 전 부서가 총동원 협업체제로 운영되는 전통이 오히려 강점이라는 평이다.

SBS는 선거방송기획팀을 1년 전 이미 발족시켜 현재 기자 5명 포함 전담 인력 30명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SBS는 이미 영국 BBC를 직접 방문해 선거방송 실태 파악을 마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BS도 기자 6명과 PD 2명 등이 투입된 선거방송기획단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데 방송사들의 고민이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괄 제공하는 데이터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출구조사 등 기본 콘텐츠가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 각 방송사들의 선거방송팀 회의가 밤낮없이 이어지는 이유다. 공통된 고민은 유권자들의 참여를 어떻게 끌어내느냐다. MBC는 ‘시민과 함께 하는 즐겁고 쉬운 방송’을 모토로 삼고 있다. SBS도 유권자들의 의견과 감성을 어떻게 반영하느냐를 놓고 묘안을 짜고 있다.

첨단 장비 구축, 종편도 총력
첨단 장비 구축도 방송사들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모두 “방송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장비를 갖춘다”는 게 원칙이다. 선거방송 경험이 풍부한 지상파 3사는 기존 선거방송 관련 장비 및 AR(증강 현실) 등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이미 마쳤다. 통상 ‘디데이’ 3개월 전에는 완료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다.

MBC, SBS와 YTN은 멀티 터치스크린 기술을 구현한 ‘퍼셉티브 픽셀’을 새로 구입했다. BBC와 CNN 등이 사용하고 있는 이 장비들의 가격은 2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SBS와 YTN은 스튜디오도 새롭게 단장했다.

종편도 선거방송에 총력을 투입할 태세다. 종편 4사 대표들은 최근 잦은 회동을 가지면서 선거방송에서의 공동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종편 중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채널A다. 채널A는 기존 방송사 출신의 유경험자들을 주축으로 선거방송기획단을 꾸려 일찌감치 선거방송 준비에 나섰다.

종편들은 경험 및 기술력, 투자 여력 등에서 지상파 등 기존 방송사에 비해 불리한 형편이라 별도의 차별화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동아일보-채널A는 공동으로 △여론조사 가이드라인 준수 △철저한 공약검증 △선거 주식시장 개설 등 ‘선거의 해 약속 2012’를 공표하기도 했다. 선거방송기획단을 운영 중인 TV조선의 한 관계자는 “신문에서 쌓아놓은 정치부 기자의 취재 역량은 지상파 방송사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기본적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가공하는 데서 승부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표방송 판도에서 가장 큰 변수는 MBC 노조의 총파업이다. MBC 내에서는 총선거 일까지 파업이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MBC의 준비는 집행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총선 방송도 파행이 불가피하며 경쟁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나후보닷컴’ 등 인터넷도 치열
방송 외에 인터넷상에도 언론사들의 선거 관련 각종 아이디어가 선보이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SNS를 연동해 네티즌의 참여를 도모하는 CBS의 ‘나후보닷컴’(www.nahubo.com)이 좋은 예다. 신생매체에게도 선거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선보인 정치사회전문 인터넷사이트 ‘눈TV’(www.noontv.kr)는 동영상 등 비주얼을 강조한 뉴스와 예비후보들의 활약도를 순위로 평가하는 ‘눈TV 활동지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 콘텐츠는 유튜브의 뉴스1 채널을 통해서도 공급된다. 베타버전인데도 한 달 동안 30만 클릭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조만간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공정한 선거보도 역시 지나칠 수 없는 화두다. 이에 따른 시민단체들의 감시 활동도 시동을 걸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를 주축으로 13일 출범한 19대 총선미디어연대는 기존의 보도 모니터링 외에도 미디어정책 공약화 및 후보 검증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방송사 출구조사 어떻게>
선거방송에서 명암은 당선자 예측 출구조사에서 갈린다. KBS, MBC, SBS는 3사가 공동 구성한 KEP(Korea Election Ploe)이 진행한다.
3사 공동 출구조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족집게’ 적중률을 보여 위력을 떨친 바 있다.

지상파와 공동 조사를 타진했던 YTN은 독자 추진 쪽으로 방향을 잡고 구체적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종편 4사는 YTN 등과의 공동 출구조사를 포함한 공동 진행을 추진하고 있다. 종편의 한 관계자는 “큰 예산이 드는 출구조사에서 지상파 3사를 대적하기 위해서는 비 지상파 방송사들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낙 적지않은 비용이 들어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출구조사에 드는 비용은 70억 원 수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으로 부담하기 불가능하고, 분담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액수다. 또한 YTN도 종편과 공동 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때문에 종편은 출구조사 대신 다른 형식의 예측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측조사는 출구조사에 비해서는 비용이 낮아 30억원대인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