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수신료 인상을 위해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KBS는 1일 ‘TV 수신료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김인규 사장 체제에서 수신료 인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지난 1월 9일~2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조속히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는 응답이 6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KBS 이사회가 의결한 ‘수신료 천원 인상안’에 대해 “낮거나 적절하다”라는 응답이 67.5%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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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가 1일 오전 여의도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수신료 인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성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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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부사장은 “국민 3명 중 2명이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치권은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조속히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KBS가 공개한 여론조사 문항 대부분이 KBS의 의도를 반영하기 위한 ‘짜맞추기’식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의 수신료 인상 구조는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거나 “비정치적인 수신료 산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공영방송은 광고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서 수신료 위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 모두 그동안 KBS가 주장해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도 KBS측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실시된 조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000원 인상안을 떠나 수신료 인상이 현 시점에서 적절하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길환영 부사장은 “초기 단계의 논의를 되풀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2월 중 국회에서 소위가 구성돼 지배구조와 수신료 산정위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난시청 해소, EBS 지원 확대 등의 노력 없이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만 강조하는데 대해 앞뒤가 바뀌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신료가 인상된 후 KBS가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난시청 해소, 수신료 면제 가구 확대, 고품격 다큐 강화, EBS 지원 확대 등이 꼽혔지만 정작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난시청 해소와 관련해선 “수신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 수준이었고, 광고 문제는 “지역광고와 라디오광고를 전면 폐지 또는 축소해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지원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3500원으로 1000원 하는 인상안은 2010년 11월 KBS 이사회를 통과하고 지난해 2월 방통위 전체회의를 거쳐 해 6월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5일 문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미디어렙법과 수신료 인상안의 동시 처리를 시도하며 ‘KBS 수신료 인상안 및 공영성 강화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안을 단독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