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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사퇴·정통부 부활론…위기의 방통위

연쇄 비리 의혹 등에 치명타

장우성 기자  2012.02.01 13: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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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비리 의혹 끝에 전격 사퇴하는가 하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통부 부활 의지를 공개 표명했다. 방통위는 출범 4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조직 도덕성에 치명타를 날린 핵심적인 비리 의혹은 최시중 위원장의 최측근인 정용욱 보좌관과 연결돼 있다.

그는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EBS 이사 청탁 수억원대 뇌물 수수 △2009년 미디어법 통과 직후 한나라당 국회 문방위원에게 500만원 돈봉투 전달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로부터 수억원 뇌물 수수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로비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로비 등 각종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일체 함구 중이다.

급기야 최 위원장이 2008년 한나라당 문방위원 3명에게 3천여만 원을 줬다는 시사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본인도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떠올랐다. 방통위 업무 외에도 그가 2007년 BBK 김경준씨 기획입국설의 근거인 가짜 편지의 배후라는 주장도 나와 ‘사면초가’ 상태다.

방통위가 출범 후 비리 의혹에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방통위 직원과 방통위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태광 계열사 티브로드 관계자에게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태광그룹의 방통위 전방위 로비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방통위 내 실세로 불리던 황 모 통신정책국장이 컴퓨터컨설팅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방통위가 이처럼 각종 비리 의혹에 시달리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가 위원장으로 와 지연과 개인적 인연을 중심으로 주변인물을 포진시키면서 예상됐던 일이라는 평가다. 또한 부처 통합으로 각종 이권이 걸린 방송과 통신 분야의 규제와 진흥정책을 관장하는 ‘대형권력기관’이 됐다는 점도 로비의 집중 대상이 된 배경이다.

방통위가 4년 동안 한 일은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미디어법과 종합편성채널 출범 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다른 분야에는 능력 부재론에 부딪힌 것도 조직 생존에 그늘을 드리운다.

이에 따라 정통부 부활론도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위원장도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운영의 중심은 과학과 이공계”라고 강조하면서 기자들의 “정통부·과기부 부활론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긍정하면서 여권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도 정보미디어부 신설을 주장한 바 있어 다음 정권은 어떤 형태로든 방통위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정용준 전북대 교수는 “애초 잘 맞지 않는 정통부와 방송위 두 조직이 미국 FCC 모델만 좇아 통폐합된 한계가 드러나 해체는 기정사실화될 것으로 본다”며 “방통위 출범을 이끌어낸 그동안의 정부와 학계의 논의 과정부터 반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