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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 제작거부 연대 확산

시사교양.라디오PD "적극 지지, 총파업시 동참"

김고은 기자  2012.01.25 17: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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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후, MBC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기자들은 보도책임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25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여기에 라디오본부와 시사교양국 PD들도 연대의 뜻을 밝히며 전면적인 인사 쇄신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김재철 사장 체제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MBC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들은 뉴스의 공정성을 추락시킨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오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기자들의 제작거부는 지난 2009년 신경민 앵커 경질 반대 제작거부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기자들이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작거부에는 보직부장급을 제외한 차장급 이하 평기자들 대부분이 참여했다. MBC 기자회에 따르면 취재기자 149명 가운데 136명이 제작거부에 참여해 91%의 참가율을 나타냈다. MBC 영상기자회에선 43명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참여했다. 취재 인력의 대다수가 현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뉴스 파행 방송은 불가피해졌다. MBC는 당장 이날 저녁 ‘뉴스데스크’를 15분으로 축소 편성하는 등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대폭 줄이거나 편성에서 아예 제외했다.



   
 
  ▲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가 25일 오후 2시 방송센터 지하 구내식당에서 기자총회를 열었다.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이날 오후 2시 구내식당에서 기자총회를 열고 △전영배 본부장과 문철호 국장 사퇴 △보도부문 쇄신인사 △박성호 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에 대한 징계방침 철회 등을 거듭 요구했다. 기자들은 “뉴스 파행 장기화를 결코 원치 않는다”면서 “그러나 지난 1년간 MBC 기자들에게 굴욕을 안겨준 불공정 보도의 지속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에선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원칙만 천명하고 있을 뿐, 기자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 어떤 답변이나 반응도 없어 제작거부가 자칫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한 25일 ‘K-POP과 함께 하는 한일 합동 패션쇼’ 참석을 위해 일본 도쿄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호 기자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사측은 우리의 어떤 목소리나 외침에도 일절 반응 없이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뉴스 파행을 걱정하기는커녕 기다렸다는 듯이 뉴스데스크 15분 편성표를 내놓았다. 할 테면 해보라는 태도”라고 꼬집으며 “진짜 뉴스와 회사를 걱정하는 게 누구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직진 밖에는 답이 없다”면서 “좌고우면 하지 말고 앞만 보고 가자”고 기자들을 독려했다.

기자들의 제작거부 열기는 총파업을 목전에 두고 타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MBC 라디오 평PD협의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기자들의 제작거부 투쟁을 지지하며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전폭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지금 보도본부가 겪고 있는 일은 라디오본부와 시사교양국이 지난 1년간 겪은 일과 본질적으로 똑같다”면서 “총파업과 파국을 면하는 길은 본질적이고 전면적인 쇄신뿐”이라고 강조했다.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도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기자들의 제작거부 돌입에 연대의 뜻을 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파국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김재철 사장이 회사 전반에 걸친 전면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위해 이념적 편가르기와 비상식적인 낙인찍기로 물러난 PD, 기자들을 현장으로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시사교양 PD들과 기술, 영상미술, 경영 부문 협회장들은 20일 회동을 통해 현 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지지와 연대 의사를 협회 차원에서 공식화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본격적인 내부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