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환 전 서울신문 사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사퇴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이후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 노조는 당시 맞서 싸우지 못한 노 전 사장이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실을 밝힌 배경에 대해 불신을 나타냈다.
이창구 서울신문 노조위원장은 19일 “서울신문을 위해서 MB정권과 강단 있게 싸우지 못했으면서 이제 와서 희생양을 자처하는 것은 서울신문 사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노 전 사장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과 MB정권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했다”며 “정권 격변기에 살아남기 위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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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환 전 사장 인터뷰가 실린 한겨레신문 18일자 2면 | ||
노 전 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신문을 찾아왔을 때 제가 제 방(서울신문 사장실)에 끌고 들어갔다”며 “다른 수행원은 접견실에 두고 형님, 저하고 잠시 얘기 좀 합시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뭔가 이런 길을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충언을 하기 위해서 잠시 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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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노조 김성수 위원장이 2008년 11월 10일, 서울신문사 1층 로비에서 이른바 ‘형님편지’로 물의를 빚은 노진환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자협회보 자료사진) | ||
한국일보 출신인 노 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6월 서울신문 사장에 취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2008년 3월에는 이른바 '형님 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 편지는 노 전 사장이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에게 같은 해 1월 보낸 것으로, 당시 서울신문 노조는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파장이 컸다.
이 편지에 대해 노 전 사장은 “2008년 1월 일본 출장 때 이상득 의원을 만나 자본잠식 상태인 서울신문의 정부 출자지분을 증자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이후 우리 수석논설위원이 ‘이상득 옹호론’이라는 칼럼을 쓴 김에 좋은 기사가 났다는 걸 알려 다시 만남의 기회를 가지려고 팩스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창구 노조위원장은 “정연주 전 KBS 사장처럼 사장직을 걸고 싸우지도 못했고, 사퇴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을 받은 인물이 이제 와서 민주인사처럼 행동하는 게 납득할 수 없다”고 “매우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