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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총파업…김재철 사장 진퇴양난

기자회, 제작거부 결의·노조, 퇴진투쟁 본격 돌입

김고은 기자  2012.01.11 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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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노조가 9일 여의도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공정방송 복원 및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농성에 돌입했다.  
 
김재철 MBC 사장의 취임 2주년 앞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시사교양국과 라디오 PD들에 이어 보도부문 평기자들이 뉴스 경쟁력과 신뢰도 하락을 참다 못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기자들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노조는 김재철 사장 책임론을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당장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노조의 총파업 결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9월 단체협약 체결로 봉합됐던 노사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MBC 기자회는 지난 6일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하고 86%의 압도적 의견으로 가결시켰다. 영상기자회가 7~8일 실시한 투표에서도 불신임 의견은 90%로 나타났다. 기자회는 6일 성명을 내고 “두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이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MBC 뉴스의 추락’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 뉴스는 줄곧 ‘정권 편향’ 논란에 시달렸다. 최근만 보더라도 MB 내곡동 사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한미FTA 등과 관련해 편파·불공정 보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기자회는 6일 성명에서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며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고 개탄했다.

시청자들은 MBC 뉴스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이 쫓겨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시청률도 추락했다. 평일 ‘뉴스데스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SBS ‘8뉴스’에 2위 자리를 내주었고, 최근에는 격차도 3~4%까지 크게 벌어졌다. 참다 못한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노조도 “인적 쇄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이 내놓은 답은 △평일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 △대표 리포트제 도입 △심층 리포트 확대를 골자로 한 뉴스 개선안이었다. 김 사장은 더불어 “뉴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즉흥적 처방”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뉴스의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그 첫 단계로 보도책임자의 사퇴를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의 대응은 강경했다. MBC는 9일 회사 특보를 내고 기자들의 불신임 투표에 대해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라며 사규에 따른 관련자 징계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불신임 투표를 주도한 혐의로 박성호 기자회장을 ‘뉴스투데이’ 앵커에서 전격 경질하고 양동암 영상기자회장과 함께 17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사측의 즉각적인 인사 조치는 기자 사회 내부에 불을 지폈다. 기자회는 10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어 제작거부를 포함한 후속 조치의 시기와 이행 방법 등을 논의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9일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정권의 품에 안긴 MBC로 총선, 대선을 방송할 순 없다”며 MBC 재건을 위한 종결 투쟁을 선언했다. 노조는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할 경우 즉각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미디어렙 법안과 관련해서도 김 사장의 책임을 물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MBC 노조와 기자들이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누적된 편파·왜곡 보도와 최근 미디어렙 관련 보도 때문이다. MBC는 지난 6일 KBS와 공동 진행키로 했던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토론회 중계를 취소하고 관련 보도도 내보내지 않았다. MBC는 “사내 사정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미디어렙법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민단체들은 기자들의 참회와 제작거부 결의에 대해서도 “자사 이익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했다는 시민과 언론단체의 비판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제작거부나 총파업 등 MBC 구성원들의 단체행동에 지지를 보내왔던 과거 시민사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MBC는 9일 내곡동 사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측근 비리 등과 관련해 권력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기자들의 내부 자성이 말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성이 담긴 꾸준한 실천으로 이어져야만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