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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은 강령(綱領)대로, 언론사는 사시(社是)대로

한국기자협회장 2012년 신년사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2012.01.11 14: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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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기자라는 자존심 하나로 똘똘 뭉친 한국기자협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찾아온 한 해, 임진년 흑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희망을 품고 다짐으로 출발합니다.

한국기자협회도 사상 첫 회장 직선제를 계기로 반성과 실천을 통한 참여와 화합을 이뤄내도록 진력하겠습니다.
특히 저 개인적으로는 기협의 대표 일꾼이라는 엄중한 사명감 속에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마운 선후배 동료회원들로부터 많은 조언과 충고를 들었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기자협회다운 기자협회를 만들라”고 당부했습니다.
기협의 전통과 명예를 되살리고, 언론인의 자긍심과 저널리즘을 복원하며, 국민 앞에 떳떳한 전국 기자 8천명의 연대조직으로 거듭나라는 것이었습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으로 화합하고, 기협의 외화내빈(外華內貧)을 경계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언론의 사명을 잊지 말 것도 주문했습니다.
해답은 가까운 데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정체성을 담은 강령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조국의 민주발전과 언론인의 자질향상, 회원들간의 친목과 권익옹호,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동질성 회복 등을 위해 힘쓰고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여하한 압제에도 뭉쳐 싸우며 국제언론인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일입니다.

중요한 대목은 기협의 강령이 회원들의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힘을 합치고,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하며, 뭉쳐 싸우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 있는 곳은 달라도 바라보는 시선은 같아야 하는 ‘함께하는 우리’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내부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자협회에 대한 회원들의 무관심과 실망감이 팽배해 있고, 지역간, 매체간 갈등과 반목까지 겹쳐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협회는 개별 언론사 기자들의 모임이라기보다는 기자 개인의 양심과 저널리스트로서 정체성을 함께 나누는 조직입니다.
각 언론사의 이해관계가 한국기자협회의 오늘과 내일에 앞설 수 없습니다.

기협의 강령이 내포하고 있는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하겠습니다. 기자협회 회장에 취임한 뒤 전국 160여 개 언론사의 사시(社是)를 접했습니다. 정론직필, 불편부당, 진실보도, 인권, 책임, 품위, 정직….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떻습니까. 많은 언론사들이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돼 공정보도의 의무를 뒤로한 채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종편 출범 이후 이른바 약육강식의 미디어 환경이 도래하면서 언론계는 분열로만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YTN과 부산일보, 국민일보 등에서는 부당해고와 편집권 독립문제 등을 둘러싸고 진통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언론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이 시대적 요구인 지금, 안타깝게도 언론사 사시(社是)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올해는 국내외적으로 큰 변화의 물결이 몰아칠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는 4월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실시되는 만큼 언론의 공정한 선거보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또 국제적으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의 리더십 재편이 이뤄지고, 지난해 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반도 안보정세는 전 세계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한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 언론의 역할과 노력이 배가돼야 할 시점입니다.

흑룡의 해가 밝았다고 온통 떠들썩하지만 말 그대로 용처럼 비상(飛上)하는 우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자협회와 언론사가 강령(綱領)과 사시(社是)대로 행동에 나서야만 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협의 대표 일꾼으로서 공정선거 보도준칙을 마련하고 언론인공제회 설립을 위한 입법작업에 착수하며, 지역신문 발전대책과 일선 기자들의 연수기회를 확대하는 등 선거공약을 구체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새롭게 출범한 제43대 한국기자협회의 벽지를 바르기 전에 갈등과 분열로 갈라진 틈부터 메우겠습니다. 물이 새면 아무리 멋진 벽지라도 얼룩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속도보다는 방향, 빠름보다는 느림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성실히 듣고 열심히 뛰며 제대로 행동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년 1월 1일 한국기자협회장 박종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