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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법 연내 처리 누가 막나"

언론노조·언론연대 기자회견

김고은 기자  2011.12.28 15: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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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마감을 앞두고 여야가 마련한 미디어렙법에 관한 잠정 합의안이 27일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부결되면서 연내 입법을 주문해 온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충격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SBS에 이어 MBC까지 독자 미디어렙 설립을 선언하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직접 영업을 금지하는 미디어렙법 입법을 연내에 완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종교방송협의회, 지역방송협의회 등 언론·시민단체는 28일 오전 10시 민주통합당 의원총회가 예정된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렙 법안 연내 처리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오늘 의총에서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내 입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여론다양성의 파괴를 최소한 막아내야 한다”며 “‘미디어렙 법안 연내 처리’ 없이 18대 국회 종료는 없다”고 경고했다.

언론노조 조합원 등 300여명이 모인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디어렙법 연내 처리 반대를 주도한 민주통합당 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분노와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주도권 다툼을 위해 무책임한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인사들이 있다”며 최민희 임시 최고위원, 정동영 의원, 조경태 의원, 이미경 의원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 인사는 어제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 길게는 3년, 짧게는 지난 8개월여에 걸친 언론노동자들과 언론시민사회의 미디어렙법안 입법 투쟁에 *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 언론노조, 언론연대, 종교방송협의회, 지역방송협의회가 28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앞에서 미디어렙법 연내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경위들이 본청 앞 계단을 막아서고 기자회견을 저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당신들 눈에는 ‘미디어렙법안 연내 입법 처리’가 중소방송 생존권만을 위한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라며 “종편의 미디어렙 적용은 ‘개국 2년 뒤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여야 합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종편은 직접 광고영업에 대한 무제한의 백지위임장을 받게 된다. ‘백지 위임장’과 ‘2년 유예’ 중에 무엇이 더 나은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이 미디어렙법 연내 처리 대신 제안한 ‘중소방송지원특별법’에 대해서도 이들은 “미디어렙법안이 없는 중소방송지원특별법은 사상누각일 뿐”이라며 “거대 방송사들의 시혜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그래서 모든 중소방송이 거대 방송들의 하청방송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게 이 법의 실체”라고 꼬집었다.

“연내 입법 후 종편 저지 재개정 투쟁 나설 것”

이들은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주장하는 ‘총선 후 재논의’ 입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언론노조 최정기 활동가는 “총선과 대선이 끝나고 권력을 재편하고 나면 최소한 1~2년이 걸린다. 2년 내에 MBC와 SBS미디어홀딩스 렙은 제도화 된다. 다시는 내려올 수 없다”며 “이것이 바로 연내 입법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내 반대 세력’을 향해서도 “당신들이 권력과 언론계 중심에 있을 때 똑똑히 봤다. 사소한 이해관계에도 벌벌 떨며 아무 것도 못하던 당신들이 총선 후에 종편을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총선이 지나면 진보정당, 국민과 함께 재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연내 입법을 완료하라”고 요구했다.

전종휘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장도 “과거 열린우리당은 시민사회가 바라마지 않았던 국가보안법 폐지를 하지 못했다. 그런 역사적 경험이 있는데, 다수당일 때 법안 한 줄도 못 고쳤던 당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한 뒤 의지를 갖고 미디어 생태계를 살리는 미디어렙 법안을 입법할 수 있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일부 세력들이 총선 후 ‘원샷 입법’을 노리는 모양인데, 이는 골프에서 홀인원을 노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또 구용회 언론노조 CBS지부장은 “우리가 지난 6개월 동안 거리에서 싸우는 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나와서 ‘종편 2년 유예’가 특혜라고 주장한다”면서 “그럼 법 없이 계속 가면 어떻게 되나. MBC와 SBS는 영원히 자사 렙을 갖게 된다. 이건 특혜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언론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을지 수백 번 고민했다”면서 “종편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연내 반드시 입법을 하고 추후에 종편을 박살내는 2단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민주당 의총에는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이 언론계와 시민사회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의총장에 들어가기 전 이강택 위원장은 “그동안 미디어렙법 논의에서 빠져 있다가 뒤늦게 나타나 갑자기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사실상 미디어 생태계를 파탄 내려는 자가 누구냐. 민주당이 몇몇 인사에 의해 흔들리는 작은 공당이냐”고 비판하며 “그러나 끝내 우리가 이긴다. 반드시 바꿔낼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