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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이 뽑은 '올해의 인물' 은?

유명인사 아닌 '투표하는 사람들'

원성윤 기자  2011.12.23 14: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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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1면 '올해의 인물들' 투표하는 사람들  
 
경향신문이 ‘올해의 인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선정했다.

경향은 23일자 신문에서 ‘올해의 인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선정한 배경을 “2011년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시민들의 열망이 높아졌다”며 “투표는 삶의 문제에 답을 주지 못하는 정치에 대한 분노였고, 좋은 정치를 하라는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경향은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투표한 시민들이 투표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인증샷’을 모아 1면 신문에 게재했다. 당시 시민들은 ‘인증샷’을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투표를 독려했다.


경향은 “살인적인 대학등록금에도 일자리가 없는 20대, 전세난 등으로 생활의 여유가 없는 30대, 자녀 교육비와 노후가 두려운 40대까지 삶은 팍팍해지는데 정치는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시민들이 이 고리를 끊었다”고 평가했다.


청춘콘서트,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열풍,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불만을 결집·분출시키고 정치 참여를 촉발시키는 도구였다”고 설명했다.  



   
 
  ▲ 경향신문 1면 '올해의 주목할만한 인물'에 뽑힌 황이라씨  
 
올해의 주목할 만한 인물에는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의 309일간 고공 크레인 농성을 지원한 황이라씨를 뽑았다. 한진중공업 농성의 중심에 있었던 김진숙 위원이 아닌 이를 지원했던 황씨는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물이다. 보통 정치, 경제 등 유명인사 중심인 기존 관행에 비해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경향은 황씨의 이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4년 부산지하철 매표소원으로 취업했다. 민간위탁회사에서 고용한 비정규직이었다. 하루 2교대, 급여는 100만원. 2005년 추석을 보름 앞두고 일자리를 잃었다. 부산지하철공사가 매표업무 무인화를 추진하면서 매표소 직원 100여명을 집단 해고한 것이었다. (중략) 황씨는 이 과정에서 당시 47세의 한 여성을 만났다. 두 사람은 26세에 해고가 됐다는 것만으로 친구가 됐다. 고단한 삶을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멘토와 멘티’가 됐다. ”


황씨는 309일간 김 위원을 지원한데 대해 “무섭고 두려웠고 불안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투사라면 저희를 도와준 국민들이 모두 위대한 투사”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는 “회사가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노동자들은 차디찬 거리로 쫓겨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기 위해 저항하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라고 밝혔다.


SNS에서도 경향신문의 기획을 호평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매체의 지향점을 떠나 큰 의미를 갖는다”며 “독자들의 긍정적 힘을 이끌어 내는 어젠다는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우 김여진 씨는 트위터에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인물에 선정된 황이라씨에 대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대근 경향 편집국장은 “시민들이 자기 권리를 형성하고 자기 의지를 드러내고 이것이 정치에 반영이 잘 되는지 보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며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했지만 올해는 시민들 스스로가 투표를 행사함으로써 변화를 이룰 수 자각하고 행동한 의미 있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황이라씨의 선정도  “김진숙씨 뒤에서 묵묵히 표시내지 않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자기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황씨처럼 신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동하는 황씨와 같은 사람들을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