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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업열기 고조, 김정일 사망 변수

일부 방송 차질…새 노조 돌입 시점 '고민'

김고은 기자  2011.12.21 15: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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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노동조합이 19일 오후 2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전국 조합원 총회를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에서 2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KBS노동조합 제공)  
 
KBS노동조합(구 노조)이 19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크고 작은 방송 파행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도 23일 긴급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면 파업 돌입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2011년도 임금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대형 사건과 연말연시의 특수상황을 앞두고 파업 국면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근로시간 준수 준법 투쟁을 시작으로 부분 파업을 벌여온 구 노조는 19일 0시를 기해 전면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전국 조합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인 4.2% 인상에도 못 미치는 2% 인상안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사상 첫 합법파업을 사수해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요구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날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KBS는 전 직원에 비상근무명령을 내렸다. KBS는 이날 종일특보 체제에 돌입하며 비상근무 규정 제4조에 근거, “국가 비상상황에서의 긴급 비상방송 체제 구축을 하도록 업무 현장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노조는 “김정일 사망을 노조 탄압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파업을 강행했다. 권태훈 노조 편집국장은 “전쟁이나 사변에 준하는 파업 유보 조건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는 명백한 노동운동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이날 낮 12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실시된 김정일 사망 특보 방송은 대체 인력이 투입된 가운데 진행됐다.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하며 ‘뉴스9’는 조수빈 아나운서를 대신해 이규원 KBS 한국어연구부장이 진행을 맡았고, 아침 ‘뉴스광장’은 이정민 아나운서 대신 황수경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김명성 KBS 홍보팀장은 “앵커 교체와 같은 작은 차질은 있었지만 1노조(구 노조) 소속이라 하더라도 기자를 비롯한 제작진이 스스로 국가 위급 상황이라 판단, 정상 근무를 한 덕분에 큰 차질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 파업 강행의 적절성 시비가 제기되기도 했다. 구 노조 소속 한 조합원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파업을 하다가도 비상 상황이 되면 잠시 파업을 접고 국가 위기 상황을 보도해야 하는 게 공영방송 언론사 종사자의 자세”라며 “모든 직원이 똘똘 뭉쳐서 비상상황을 보도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김정일 사망 사건의 파급력에 연말연시라는 특수한 상황도 부담이다. 노조가 파업을 계속 강행할 경우 24일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각종 특집 프로그램들의 방송 중단 사태가 불가피해진다. 방송 파행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도기술과 주요 TV제작기술 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지난 15일 지역 뉴스는 교체할 근무자가 없어 결방됐고, 16일 ‘생방송 뮤직뱅크’는 사전 녹화방송으로 진행됐다. 전면 파업으로 확대된 19일에는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녹화가 취소되기도 했다. 여기에 젊은 기자와 PD들이 주축이 된 새 노조도 15~16일 실국별 긴급 총회에 이어 23일 긴급 대의원대회에서 전면적인 파업 돌입 여부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김명성 홍보팀장은 “비상근무 상황에 연말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방송 복귀는) 조합원들의 상식적인 판단에 맡기겠다”며 “더 이상의 방송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말 이전에 원만히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