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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곪아 터진 종기 '부산일보'

[컴퓨터를 켜며] 이대호 기자

이대호 기자  2011.12.14 15: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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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 기자  
 
부산일보 사태에서 노사의 명암을 가른 것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벌어진 신문발행 중단과 강행 사건이었다. 김종렬 사장은 윤전기를 멈춰 초유의 신문발행 중단 사태를 만들고 결국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노조와 편집국은 김 사장에 맞서 윤전기를 돌리면서 전세를 역전시켰다. 신문만은 발행해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신문사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이 이틀 신문발행만 중단된 게 아니었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이 해고되고 이정호 편집국장이 대기발령 징계를 받았다. 노조와 편집국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외부인에게 의아한 게 이 상황에서 어떻게 평기자부터 편집국장까지, 기자부터 사원까지 단결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는 경영진의 무능과 이로 인한 사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숨어 있다.

한때 부산일보는 조선일보 다음으로 많은 흑자를 기록하며 발행부수와 영향력, 처우 면에서 중앙지 부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6년 김종렬 사장이 선임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까지 그의 임기 5년 동안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적자가 227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2002년 80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한 후 지난해 450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더 큰 것은 사원들과의 약속을 무시하는 김 사장의 독단적인 경영이었다. 노조와 김 사장은 2006년과 2009년, 그리고 올해 경영현안과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한 세 번의 합의문을 작성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합의문을 위기 모면의 방편으로 삼았을 뿐 한 번도 이행하지 않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이호진 노조위원장의 결의와 준비다. 이 위원장은 2004년 노조 공보위 간사를 시작으로 2005~2006년 노조 사무국장, 2008년부터 현재까지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김 사장이 어떻게 회사를 망가뜨리는지 보면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필요성을 확신했다”고 말한다.

김 사장 5년 임기 동안 쌓인 불만이 사원을 단결하게 했으니 결국 김 사장이 물러난 것은 인과응보인 셈이다. 또한 부산일보와 정수재단 문제가 하루아침에 불거진 것도 아니다. 최소한 5년을 곪을 대로 곪은 종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