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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SBS 3인방' 등장에 사내는 당혹

하금열 대통령 실장 임명…"상식적 행동 아니다"

장우성 기자  2011.12.14 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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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금열 실장(뉴시스)  
 
청와대 대통령실장에 하금열 SBS 전 상임고문이 임명되면서 청와대에 SBS 기자 출신이 세 명이나 포진하게 됐다. SBS 내부 반응은 “당혹스럽다”는 쪽으로 요약된다.

12일 임명된 하 대통령실장은 동아방송에서 시작해 KBS, MBC를 거쳐 SBS 보도국장, 사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청와대에 입성한 최금락 홍보수석은 SBS 보도본부장을 거쳤으며 정권 초기부터 일했던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은 매일경제에서 SBS로 옮겨 미래부장을 역임했다.

하 실장까지 청와대에 합류하면서 SBS 출신이 3명이나 되자 사내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SBS가 현 정권과 특수 관계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SBS 보도가 오해를 살만한 소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윤민 SBS노조 위원장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며 상식적 행동이 아니다”라며 “방송의 공정성 면에서 언론사에서 그 정도 지위에 있는 인물로서 개인의 양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 실장은 지난달까지 SBS 이사회 의장과 SBS홀딩스 대표를 지냈으며 최근 SBS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문에 “사측이 미리 사인을 받고 자리를 빼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나 회사 고위층도 발표 이틀 전인 9일 경에서야 언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 실장 개인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대부분 그를 ‘무색무취’한 인물로 기억한다.
SBS의 한 중견 사원은 “하 실장은 자기주장을 앞세우기보다 협상과 조정에 능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 말기를 조용히 수습하겠다면 적당한 인물을 골랐다”고 말했다.

그가 사장을 지냈던 2008년은 SBS홀딩스가 설립돼 윤세영 회장 등 사주의 지배체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하 실장은 사장으로서 권한을 내세우지 않고 사주의 오너십 구축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BS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으나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신군부 등장 때 시경 캡, IMF구제금융 사태 때 보도국장, SBS 재허가 국면 때 보도본부장, 노무현 정권에서 이명박 정권으로 바뀌는 시기에 사장을 지내는 등 격변기에 주요직책을 맡아 자기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SBS 기자들은 하 실장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평소 정치권에 뜻을 나타낸 적도 없었던 그가 조직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청와대행을 택하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SBS의 한 중견 기자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인격 면에서는 부정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덕장’으로 여겨져왔다”며 “그런 인물이 왜 35년 언론인 생활을 MB정부의 ‘순장조’로 마감하려고 하는 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하 실장 임명으로 청와대 수석급 이상 인사 중에 기자 출신은 5명으로 늘어났다. ‘SBS 3인방’ 이외에 김효재 정무수석(조선일보), 이동우 기획관리실장(한국경제)이 기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