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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 사람은 없다

한국기자협회 온라인칼럼[엄민용의 우리말글 산책]

엄민용 경향신문 차장  2011.12.12 13: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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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민용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부 차장  
 
“그런데 비만인 아이들의 혈액을 생혈액 분석기로 검사하다 보면…” 따위 예문에서 보듯이 ‘비만이다’ 꼴의 말이 널리 쓰입니다.

하지만 ‘비만이다’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비만’은 “살이 쪄서 몸이 뚱뚱함”을 일컫는 명사입니다. 명사 뒤에 서술격 조사 ‘-이다’가 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비만이다’가 널리 쓰이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모든 명사에 ‘이다’가 붙어 서술어를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또 ‘A는 B이다’의 문장에서 A와 B는 동격을 이뤄야 합니다.

“이것은 책이다.”
“그분이 내가 존경하는 형님이다.”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그 사람이지?”

따위 예문에서 ‘것=책’ ‘그분=형님’ ‘범인=그 사람’의 구조를 이루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민용이는 비만이다’에서는 ‘민용=비만’이 될 수 없습니다. ‘민용이는 뚱뚱함이다’는 너무 어색하지 않습니까?

‘비만’은 뚱뚱한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 명사입니다. 이런 상태 명사에는 ‘건강’도 있습니다. 이 ‘건강’을 ‘민용이는 건강이다’로 쓸 수 없습니다. ‘민용이는 건강하다’로 써야 하겠지요.

‘비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만이다’가 아니라 ‘비만하다’ 꼴로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