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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BS, 채널 지키기 '비상'

종편 출범으로 사각지대 밀려나…일부 PP채널 제외되기도

김고은 기자  2011.12.07 14: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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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 케이블TV의 황금채널을 꿰차면서 지상파 방송 사업자인 OBS와 EBS에 비상이 걸렸다. 종편 출범에 따른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편성 조정에 의해 OBS와 EBS는 기존의 채널을 종편에 반납하고 사각지대로 밀려나고 있다. 채널 번호가 시청률은 물론 광고 영업과도 직결되는 만큼 위기의식은 더욱 크다. OBS와 EBS는 채널 정책을 전면 수정하거나 보완하며 채널 지키기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종편의 등장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OBS다. 지난 2007년 개국 이후 주로 황금채널인 15~17번대(아날로그 기준)에 편성됐던 OBS는 종편 개국 이후 채널이 뒤죽박죽이 됐다.

인천 남구와 연수구 지역 SO인 남인천 케이블은 최근 17번에 편성됐던 OBS를 95번에 배정했다. 17번은 JTBC에 넘어갔다. 부천 등의 지역에선 15번에서 가장 낮은 2번으로 내려갔고, 분당 지역에서도 14번이 4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90번대는 물론 SBS 아래에 있는 2~4번대도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편이어서 OBS 내부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봉기 OBS 노조 위원장은 “60번대 이후 채널은 블랙아웃 때문에 거의 보지 않는 만큼 90번대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OBS가 경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에서 이런 식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5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방송되는 OBS 채널은 2~4번에서 29~30번, 90번대로 들쭉날쭉하다. 개국 4년 만에 채널 관련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하는 형국이다. 노조는 사측의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조봉기 위원장은 “종편의 채널연번제 얘기가 나올 때부터 권리 행사를 했어야 했다”며 “사측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OBS 경영진도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충환 OBS 경영기획실장은 “이번 기회에 채널 번호를 2번으로 단일화 하기로 하고 11월부터 SO와 MSO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아날로그에선 60%, 디지털에선 70% 가까이 채널 2번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2번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채널이 산재돼 있는 것보다는 낮은 채널이라도 단일화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OBS는 이달 안으로 2번 편성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단일화 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홈페이지와 온라인, 신문 광고 등을 통해 홍보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EBS도 종편 출범에 따른 SO의 채널 변경 요구에 맞서 본격 대응에 나섰다.
EBS의 경우 지상파 채널 번호는 가까스로 지켰지만 일부 PP 채널이 90번대로 밀려나거나 아예 빠졌다. SO들은 EBS의 수능방송, 영어방송 등 학습채널 런칭을 빌미로 지상파 채널번호(디지털 10번, 아날로그 13번) 변경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EBS는 ‘EBS채널 시청자학습권 수호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지난달 28일 이명구 부사장 주재로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채널수호대책본부는 EBS의 채널번호 변경 시도를 “시청자의 접근권을 침해하고 EBS 정체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전국 SO에서 EBS에 허가된 채널번호가 지켜지는 비율은 약 30% 수준. EBS가 지난 2008년 학습채널 3개를 런칭하면서 아날로그 채널번호의 변경에 동의해준 까닭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케이블TV에서 13번과 10번은 홈쇼핑채널로, EBS는 2~6번으로 제각각 방송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광범 EBS 뉴미디어기획부장은 “종편은 한 번호로 나가는데 우리는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1차적으로는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채널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EBS가 지상파 채널로 허가받은 아날로그 13번, 디지털 10번으로 고정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