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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종편 '준비 안된 방송'

뉴스 파괴력 부족하고 '박근혜 띄우기'…종편 내부 "가능성 봤다"

김성후 기자  2011.12.07 14: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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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다.” 종편 모기업 신문사 한 기자는 1일 개국한 자사 종편에 대해 “각종 방송사고, 재방·삼방으로 채운 부실한 방송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1일 일제히 개국한 채널A, JTBC, TV조선, MBN 등 종편 4사의 방송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이 무색하게 방송사고, 부실한 편성 등 준비 안된 방송이었다는 지적이다.

종편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1% 미만의 저조한 시청률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일 종편 4사의 평균시청률은 0.3~0.5%에 그쳤다. JTBC 1곳만이 월화미니시리즈 ‘빠담빠담’ 등 3개 프로그램에서 시청률 1%를 넘겼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는 “시청률이 결과를 말해준다”며 “종편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다”고 말했다.

종편이 킬러콘텐츠로 내세운 뉴스의 경우 임팩트 있는 보도가 없었고, 지상파3사 뉴스와 큰 차별화를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깨걸이 제목이 수시로 빠지고 자막이 잘못 나가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단독·특종이라고 보도한 아이템은 새로운 내용이 없고 심층보도도 빈약했다”며 “경험이 부족한 기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뉴스가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개국 첫날 종편 4사가 경쟁적으로 내보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는 종편들의 정치적 지향성을 보여준 사례였다.

박 전 대표 인터뷰는 1일 밤 8시 TV조선 ‘최·박의 시사토크 판’을 시작으로 MBN, JTBC, 채널A 순으로 30분~1시간씩 방송됐다. 이어 이날 메인뉴스에 주요 꼭지로 다뤄졌고 2일 동아·조선·중앙일보, 매일경제 1면 등에 대대적으로 실렸다.

‘박근혜 띄우기’ 아니냐는 지적에 채널A 보도본부 한 관계자는 “물어볼 얘기를 안 물어봤다면 수용하겠다.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 인터뷰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편 내부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편사 한 관계자는 “채널이 개국 나흘 전에 확정되고 프로그램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이 정도 시청률은 괜찮은 출발”이라며 “준비한 고품질 콘텐츠를 충실하게 내보내면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방송사 한 관계자도 “방송 초기 종편 시청률이 낮다고 얕잡아 볼게 아니다”며 “시스템 불안정을 극복하고 좋은 콘텐츠를 내놓으면 지상파를 위협할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