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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 사원들이 5일 오후 부산시 동구 본사 사옥 계단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사추위 구성 등 정수재단으로부터의 경영독립을 결의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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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퇴진 압력을 받아온 김종렬 사장이 5일 스스로 물러나면서 노조와 기자협회 등 부산일보 구성원들의 요구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 쪽으로 급속하게 쏠리고 있다.
노조는 6일 특보를 통해 “사장이 바뀌더라도 정수재단을 향한 해바라기 경영이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김종렬 사장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사원들의 평가를 거치는 사장 선임절차 도입이 시급하다”고 사추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조는 경영진 퇴진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사추위 구성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정수재단 측에도 사추위 구성에 합의하면 투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최필립 이사장은 6일 부산에 내려와 국·실장들을 소집해 사추위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사추위 구성을 요구하는 노조와 후임 사장을 선임하려는 재단 간의 줄다리기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수재단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사장을 임명하는 부산일보에서 사추위 구성은 사원들의 해묵은 과제였다. 재단이 임명한 사장에 의해 경영·인사 전횡이 발생하고 이것이 편집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김종렬 사장 체제에서 사측과 수차례 이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지난 2월에는 경영진 선임과 관련 ‘사원의 뜻이 반영되도록 정수재단과 협의하기’로 합의까지 했다. 물론 재단이 경영권 침해라는 이유로 협의 자체를 거부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부산일보 기자들은 이번 사태 진행 과정에서 사추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반응들이다. 편집국 한 부장은 “사장의 독단으로 신문 발행이 중단되고, 편집국장이 잘리는 것을 보면서 편집국 전체가 큰 충격을 받고 위기감을 느꼈다”며 “사장을 우리가 직접 뽑는 게 편집권 독립을 완성하는 길이란 공감대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경제부의 한 중견기자도 “우리 기자들에게 정수재단은 목에 걸린 가시 같이 불편한 존재”라며 “최소한 재단으로부터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모든 구성원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의 한 기자는 “노조가 윤전기를 세운 적은 있어도 사장이 윤전기를 세운 사례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사장이 물러난 김에 새 사장부터 사추위에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구상하는 사추위는 사원들의 투표로 사장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해 재단에 추천하고 재단이 이 가운데 적임자를 임명하는 방식이다. 1988년 파업을 통해 확보한 편집국장 3인 추천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재단은 1위 득표자를 사장에 선임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사원들이 사장을 선임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은 “부산일보 편집국이 정수재단과 사장 비판기사를 1면에 실은 대가로 편집국장이 징계를 받고 10여 명의 기자와 사원들이 고소당했다”며 “사추위 구성은 아직 미완인 편집권 독립을 완벽하게 확보하기 위한 제2의 편집권 독립운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