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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격인사…노조 "조직 근간 뒤흔들어"

기자 출신 시교국장, PD출신 보도제작국장 임명

김고은 기자  2011.11.30 18: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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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기자 출신을 시사교양국장에, 시사교양 PD 출신을 보도제작국장에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해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MBC노조는 “MBC 조직의 근간을 뒤흔드는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인사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MBC는 29일 김상수 사장 특보를 시사교양국장에, 최진용 특보를 보도제작국장에 임명했다. 김상수 신임 시사교양국장은 MBC 기자 출신으로 정치부 앵커, 앵커부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보도제작국장에 임명된 최진용 PD는 ‘PD수첩’의 황우석 보도 당시 시사교양국장을 지낸 인사다. 라디오본부장에 임명된 정호식 전 외주제작국장은 시사교양PD 출신이다. 기자와 PD, TV와 라디오의 직종을 불문한 파격 인사다.

또한 내부 구성원들이 ‘문제 인사’로 규정, 줄기차게 퇴진을 요구해왔던 윤길용 라디오본부장과 이우용 시사교양국장은 각각 크리에이티브센터장과 외주제작국장으로 보직만 변경돼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MBC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파업을 목전에 둔 지난 9월, 노사가 파국을 피하고 합의에 이르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은 사장의 ‘쇄신약속’ 이었다. 비민주적 조직운영으로 인화를 무너뜨리고 경쟁력을 갉아먹은 문제 인사에 대해 조합은 인사쇄신을 강력히 요구했고 사장은 쇄신인사를 통해 조직을 정상화시키기로 약속했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인사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이것은 조직의 정상화가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한 비정상화”라고 성토했다.

노조는 “문제가 된 인사들은 다른 자리를 보전해 주는 것으로 화답했다”며 “이들은 이미 어떤 조직이라도 관리자가 되기에 부적격하다는 판정이 난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보직을 다시 맡은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직종 불문 인사에 대해선 “20년 넘게 해 온 전문분야를 벗어나 엉뚱한 자리에 임명된 경우는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다른 전문성이 필요해서? 그 무엇으로도 해명되지 않는 해괴한 인사”라며 “오히려 그 과정에서 평온하게 일해 온 조직들조차 온통 들쑤셔 놓았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조직의 순혈주의 타파는 치밀한 계획과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루어져야 할 과제”라며 “국장급 인사들만 이렇게 바꿔서 발령내는 것이 순혈주의 타파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김재철 사장은 50년의 역사를 가진 MBC 조직의 전문성을 ‘배타적 순혈주의’로 폄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특히 시사교양국장에 김재철 사장의 보도국 후배이자 사장 특보 출신을 임명한데 대해 “‘PD수첩’을 겨냥한 시사교양국 흔들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이번 국장 인사는 ‘PD수첩’에 대한 통제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김재철 사장의 속내가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인사를 “쇄신인사가 아닌 ‘비정상화 인사’, ‘돌려막기 인사’이자 파국을 막으면서 회사를 정상화 시켜 보려는 노동조합의 선의를 ‘꼼수’로 되받아 친 ‘조삼모사 인사’로 규정한다”면서 “쇄신에 반하는 엉터리 인사조치를 철회하고 구성원들이 납득할만한 인사쇄신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져버릴 경우, 조합은 MBC의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투쟁의 깃발을 치켜들고, 지금부터 2월 주총을 향한 가열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