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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이호진 노조위원장 해고

편집국장도 징계위 회부…노조, 박근혜 의원 결단 촉구

이대호 기자  2011.11.29 19: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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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일보 기자들이 29일 오전 소집된 이정호 편집국장 징계위원회를 몸으로 막아 무산시켰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제공)  
 
부산일보 사측이 이호진 노조위원장을 해고했다. 정수재단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해 재단과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장후보 추천방식을 묻는 사내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불법 노조활동을 주도했다는 게 징계사유다.

부산일보는 28일 오전 노조측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 위원장에 대한 3차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에 해당하는 ‘면직’ 결정을 내리고 다음날인 29일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노조는 이번 징계위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사측이 징계위 규정을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개정하면서 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아 불법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건으로 노조는 사측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고소한 상태다.

노조 한 관계자는 “도덕적으로나 경영능력으로나 물러날 날만 기다리는 경영진의 마지막 패악”이라며 “정수재단 사회환원을 주장하는 위원장을 해고한 것은 박근혜 의원 대선가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정수재단 사회환원 요구’ 기사를 1면에 게재한 이정호 편집국장 징계절차에도 돌입했다. 징계사유는 상사 명령불복종 및 업무지시 불이행 등이다. 29일 오전 소집된 징계위는 노조와 기자협회의 실력저지로 무산됐다. 사측은 이 국장이 노조위원장 징계가 부당하다는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리고, 정수재단 측의 해명을 사고(社告) 형태로 실으라는 사장의 지시를 거부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노조위원장에 이어 편집국장까지 징계하려 하자 편집국 전체로 반발이 확산됐다. 지난 23일 편집국 부장과 팀장들은 “편집국장을 징계하는 것은 편집권 독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노조·기협과 보조를 맞춰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협회도 같은 날 성명서에서 “사측의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편집국장에게 징계라는 족쇄를 채우려고 한다”며 사측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했다.

평기자부터 편집국장까지 편집국 구성원 전체가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및 정수재단 사회환원에 공감하고 있지만 정수재단 측이 소유권을 내놓을 의사가 없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측 한 관계자는 “노조와 기자들의 요구는 사장 권한 밖의 일”이라며 “사장추천위와 사회환원 등 경영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정수재단의 입장이 강경하다”고 밝혔다.

노조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박근혜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데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 등 내년 정치일정 과정에서 정치적 결단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23일 “정수재단을 환원하라는 요구를 외면하는 (박근혜 의원의) 모습에서 독재의 그늘을 발견한다”며 “과거의 그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어찌 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