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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 언론, 짜지 않은 소금"

언론노조․언론정보학회 'MB정부 미디어정책 평가' 토론회

김고은 기자  2011.11.25 13: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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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미FTA 관련 KBS 뉴스를 보면 을사늑약 때 NHK가 있었다면 이렇게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왜 그렇게 언론을 장악하려고 했는지가 이번 한미 FTA 날치기 관련 언론보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병헌 민주당 국회의원

이명박 정부 4년. 언론계 최대의 화두는 언제나 ‘언론 장악 저지’와 ‘공공성 강화’였다. 지난 4년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가 ‘언론 장악’에 맞섰지만, 사장 교체를 시작으로 한 내부 통제와 비판 프로그램 폐지, 해고자 속출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장악된 언론’은 침묵하거나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방식으로 정권의 ‘입’이 되기를 자처했다. 단적으로 MB의 내곡동 사저 관련 보도가 그랬고, 이는 10·26 서울시장 재보선과 한미FTA 강행 처리 관련 보도까지 이어졌다. 끝내 국민은 주류 언론으로부터 등을 돌렸고, 팟캐스트 방송과 SNS를 통해 기성 언론들을 꾸짖기 시작했다.

‘이게 다 MB 탓’이라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언론과 언론인을 향한 위로와 격려의 말보다 비판과 성토가 주를 이룬다.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와 언론정보학회 주최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미디어정책 평가와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이념과 전략 모순’에 관한 토론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 언론노조와 언론정보학회가 24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이명박 정부 미디어정책 평가와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이념과 전략 모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언론노조)  
 
서해성 한신대 교수는 “언론이 이 지경이 된데 모든 책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MB가 49%라면 51%의 책임은 언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언론은 ‘짜지 않은 소금’”이라며 “사실과 진실이 완전히 소멸됐다. 이렇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언론인 자신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방송장비는 더 좋아졌는데, 그 카메라가 왜 진실을 못 찍는가”라며 “방송에 내보내지 못하더라도 현장에 가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금은 아무리 어두운 밤에도 짜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권력과 맞서 싸울 언변과 표현의 자유를 시민이 언론에 위임했는데, 언론은 스스로 그 권력을 버렸다. 우리 스스로 징계하지 않으면 다음에 정권을 잡아도 또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모든 게 다 MB 탓? 모두 언론인 책임!”

최상재 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에 더 낮은 점수를 줬다. 그는 “MB의 책임은 10도 안 되고 언론인의 책임이 90 이상”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우리 언론은 죽었다. 몇몇 지사적인 인물들이 남아서 훗날 열심히 싸웠노라 증언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언론장악에 부역한 언론인들에 대한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노 기자는 “언론 탄압에 저항하지 않고 방송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며 “언론인의 책임이 100”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인들이 자신을 언론 노동자로 자각하지 못하고 계급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다”며 “출입처 제도와 입사 제도를 바꾸지 않고는 언론인들의 착각은 깨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류 언론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높아지면서 시민들은 ‘나는 꼼수다’와 같은 팟캐스트 방송과 트위터 등 SNS로 몰리고 있다. 노 기자는 이를 “시민이 만든 거대한 집단 미디어”로 규정하며 “공론의 장으로 강화시키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 언론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의제에 순응하던 시민들이 트위터를 통해 스스로 의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시민이 스스로 미디어를 만들고 의제를 설정하는 위대한 변형의 과정에 언론노조 등이 주체적으로 동참하며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주 지역공공성연구소장은 “언론인들은 자신들의 고유 영역 속에서 고유의 운동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SNS에 대해 창조성의 주고받음으로 생각해야지, 엄청난 가능성이 거기에만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