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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 비준처리를 약속했다. (연합뉴스=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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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직자나 정부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이나 논평을 절대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공직자가 명예훼손을 이유로 형사재판, 또는 공식 업무나 임무 수행과 관련하여 민사재판을 걸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프랑크 라 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지난 2009년 국내 강연 중 한 대목이다.
지난 9월 대법원은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을 무죄 확정 판결하면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을 비판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공직자 개인의 명예훼손이라는 형태로 언론인을 처벌하는 데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2개월여 후인 지난 7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FTA 보도와 관련 한겨레신문과 소속 기자 3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이 중 2명을 서울서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하면서 공직자의 언론을 상대로 한 민·형사 소송 제기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고위공직자의 공적 활동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제기는 언론의 정부 비판적 보도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미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는 8일 성명을 내고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공무원 개인의 명예훼손 형사고발을 이용하는 잘못된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고위공직자가 사생활을 침해당하는 경우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직무수행에 대해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명예훼손은 악의를 가지고 해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위키리크스를 인용보도한 것을 놓고 악의를 가지고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다른 언론사가 추가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위축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박찬수 한겨레 편집국장 역시 “고위공직자가 3억원의 거액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취재기자의 활동을 제한하고 언론의 비판보도를 제약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종훈 본부장 소송 대리인인 강우식 변호사는 “진실성이 담보돼 있지 않은 위키리크스 문건만을 가지고 검증절차 없이 기사를 작성했다”며 “김 본부장의 신뢰성과 활동력을 약화시키고 비방하고 폄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