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옆에서 열린 ‘조남호 회장 규탄 집회’에 참가한 제4차 회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경찰병력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
|
| |
전태일 열사 분신 41주기를 맞았지만 노동자에 대한 언론의 냉담함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 때문에 그 실상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인 ‘희망버스’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우리 언론의 이념지도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언론사의 성향에 따른 관점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아예 보도를 하지 않거나 본질을 외면하는 모습이 두드러져 비판의 중심에 섰다.
“150일 넘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와 그를 살리려고 자기 돈 내서 한진중공업으로 달려간 시민들. 이 사상 초유의 사건이 한 줄도 보도되지 않는 게 말이 되나.” 지난 6월12일 1차 희망버스에 다녀온 한 시민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실제로 이 지적은 빈말이 아니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방송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6월12일 공중파 방송3사는 희망버스와 관련해 시민들과 사측 용역직원 간의 충돌을 전하는 데 급급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왜 150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한진중공업 파업사태의 핵심쟁점이 무엇인지는 다루지 않았다. 신문모니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겨레와 경향은 희망버스의 의미를 소개했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외부세력’이 불법시위를 벌였다는 사측의 입장만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아예 관련 보도조차 싣지 않았다.
이런 보도 행태는 희망버스가 차수를 거듭할수록 심해졌다. 민언련은 이들 언론이 희망버스를 이용해 노사갈등은 물론 진보와 보수의 갈등, 공안정국 조성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급기야 소설가 공지영씨는 2차 희망버스가 진행된 지난 7월10일 트위터에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하며 “이건 전두환 시대 수준의 후퇴다. 기자들의 순종이 지속된다면 이는 80년 이전 혹은 역사에서 암흑으로의 전무후무한 후퇴로 보인다”고 적기도 했다.
노동문제와 관련한 보도를 통제하던 70년대, 80년대와 비견되는 상황은 공씨만 느끼는 게 아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더 하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성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투쟁위원회 공동대표는 기자들의 자세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조·중·동과 공중파 방송사 기자들로부터 이번 사태의 본질에 접근하는 취재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기자라면 데스크에게 잘리더라도 취재는 하는 게 기본인데 스스로 보도를 통제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의 중심에 선 김진숙 지도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한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언론이 정리해고로 고통 받는 노동자를 외면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을 포기한 것”이라며 “오랜 저항의 역사를 가진 우리 언론이 이렇게 망가진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