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선거 영향력 막강 'SNS' 족쇄 채우나

정부, 규제방침 논란…전문가 "새 규제 논의는 시기상조"

원성윤 기자  2011.10.26 14:01:01

기사프린트

정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해 규제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10·26 재·보선을 앞두고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도 지난 20일 SN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전담 심의부서를 만드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이 같은 정부의 SNS 심의에 대해 누리꾼들은 최근 잇따른 선거에서 SNS의 파괴력이 점점 커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SNS를 통한 투표독려 행위가 20~30대의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SNS의 영향력은 컸다. 실제로 야권 통합 경선이 열린 3일 오후 2시 이후부터 박원순 후보에 대한 투표 독려 운동이 SNS를 중심으로 일어나자 박원순의 ‘지하철 부대’가 민주당의 ‘버스부대’를 눌러 판세가 뒤집히기도 했다.

10월 한 달 동안에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간 벌어진 공방마다 SNS가 정보 전달과 확산 역할을 했다.

SNS 전문 여론조사기관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박원순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된 지난 3일에는 박 후보의 트위터 점유율이 77%를 기록했고, 트윗(리트윗 포함)은 2만1519개에 달해 트위터러의 관심을 샀다. 나경원 후보의 1억원 VVIP 피부클리닉 논란이 벌어진 20일에는 67%의 점유율에 7만1881개의 트윗을 기록, 트위터를 달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자 누리꾼들은 반발과 함께 현행 선거법의 모호한 점을 파고드는 방법으로 정치적 의사 표현의 공간을 열어가고 있다. 정치평론가 서영석씨가 트위터에 올린 ‘검찰의 SNS (선거법 위반) 단속을 피하는 7가지 팁’이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유명 트위터러에 기대기 전법 등을 비롯해 △언론사 기사를 링크했는데 팩트가 틀려 명예훼손 우려가 제기되면 즉각 원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려라 △코멘트를 하고 싶으면 자신의 생각과 유사한 언론사 기사를 링크한 뒤 기사 속 내용을 따옴표에 넣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라 등의 방법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SNS 단속은 적절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SNS가 새로운 서비스이기는 하나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 내용규제가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SNS의 허위정보 유통논란에 대해 “SNS의 고유의 문제가 아님에도 이를 SNS 본질적인 특징인 것처럼 호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터넷실명제 등 기존 제도에 대한 위헌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새 규제기구까지 만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SNS의 음란성이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 등이 주요 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두지 말아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