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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소진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갔다"

고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영결식

김성후 기자  2011.10.20 11: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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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민주언론장으로 치러졌다  
 
“선배는 모든 사람을 대함에 있어 한결 같았습니다. 말지 보다 더 힘든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면 선배는 서슴지 않고 지갑을 열었습니다. 그런 모습 보여주신 것 정말 고마웠습니다….” 고 김태홍 전 국회의원이 ‘잔다르크’라고 불렀던 최민희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애써 울음을 삼키며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지난 18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7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민주언론장으로 치러졌다. 고인과 생의 한 자락을 나눴던 80년 해직언론인, 언론계 동료와 선·후배, 정치권 인사 등 70여명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1980년 고인과 함께 기자협회를 이끌었던 박정삼씨, 80년 해직언론인 고승우·정남기씨, 1986년 ‘보도지침 사건’의 주역 김주언·신홍범·박우정씨, 언론계 후배인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정치권의 임채정 전 국회의장, 장영달 전 의원, 이종걸 의원, 신정훈 전 나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 고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한 지인들이 고인에게 헌화하고 있다.  
 
영결식 내내 지인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깊은 침묵 속에 빠졌고 추도사 중간에, 헌화할 때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김상근 목사는 조사를 통해 “고인은 삶의 소진이 무엇이라는 걸 보여주고 갔다”며 “자기 자신이 아닌 옳은 것, 이웃, 참을 위해 소진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긴 당신의 삶을 닮겠다”고 다짐했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추도사에서 고인의 삶의 궤적을 더듬었다. 언론이 바로 서야 모든 것이 바로 선다고 열변을 토했고, 계엄당국의 검열로 많은 기사가 보도되지 못하자 등사판으로 신문을 만들어 배포했고, ‘말’지를 창간해 권력에 예속된 제도언론이 침묵한 뉴스를 알렸고,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추진할 때 절대 불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부인 최정숙씨는 유족대표 인사를 통해 “돌이켜보니까 고인이 침대에 누워서 지낸 1년 6개월, 하루하루가 긴 것 같았는데 가시고 나니 그렇게 짧았다”며 “많은 분들이 애정을 보내준 것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하얀 국화 한 송이를 바치면서 영결식은 끝났다. 고인을 태운 차량은 그의 고향이자 영원한 안식처였던 광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