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나경원(왼쪽)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17일 각각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롯데시네마광장과 동대문구 답십리동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
|
| |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와 여야 정치권의 비판 속에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신축을 포기하자 이번 주 들어 주요 일간지에서는 사저문제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보도를 압도하고 있다.
양적으로 빈약해진 선거보도가 내용 면에서도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전을 따라가는 데 그쳐 공약과 정책에 대한 이슈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 초기에 간간이 나오던 후보 간의 공약·정책 비교도 이번 주 들어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야권과 시민단체가 벌써부터 내곡동 사저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 앞으로 사저 문제가 선거의 최대 이슈로 진화하면서 선거 자체 이슈 실종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향신문은 이런 흐름을 18일자 4면 기사에서 자세하게 다뤘다. 경향은 이 대통령이 내곡동 입주 백지화로 사태 진화를 꾀했지만 야권이 김윤옥 여사와 아들 시형씨를 검찰에 고발키로 하며 ‘사죄와 처벌’을 요구하는 총공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밀리고 있는 박원순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사설 ‘나-박’ 대리전일간지 사설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동아는 18일자 사설 ‘박원순 후보가 벌였던 낙천낙선운동의 추억’에서 “내가 하면 검증이고 남이 하면 네거티브라는 태도로 검증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2000년 총선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낙천낙선운동을 주도했던 것을 빗댄 주장이다.
동아는 2002년 대선 때 김대업씨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에 대해 제기한 병풍이 네거티브고 “최근 언론이 보도한 박 후보의 병역이나 학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정반대 태도를 보였다. 한겨레는 18일자 사설 ‘본질 벗어난 박원순 후보 병역특혜 시비’에서 “도덕성 검증이라는 이름을 빌려 무분별한 신상털기에 혈안이 된 한나라당과 일부 친여 언론”을 문제 삼았다.
한겨레는 “상식적으로 13살 난 소년이 자신의 병역혜택을 노려 양손으로 입양됐으리라고는 추정할 수 없다”며 “이 논쟁은 본질에서 벗어난 무의미한 다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책보도 실종, 의혹 공방전방송 뉴스가 보도한 선거 양상도 ‘난타전, 비방전, 고소전’으로 요약된다.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후보 간 날선 공방이 오가는 것은 사실이나 방송 보도가 정책 분석이나 자체 검증 노력 없이 지나치게 양측의 의혹 공방전만 중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원순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집중 공세가 전개되면서 방송 보도는 ‘의혹 제기와 반론’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의혹은 철저하게 다뤄진 반면 나경원 후보에 대한 의혹은 침묵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박원순 후보에 대해선 대기업 후원금, 병역문제, 학력 의혹 등 신상 관련 각종 의혹이 연일 보도된 반면 나경원 후보의 장애인 목욕 봉사, 부동산 투기 의혹, 사학 감싸기 논란 등은 간단한 언급에 그치거나 일부 방송에선 아예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MBC 민실위는 18일 자체 선거보도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뉴스데스크에서 박 후보의 정책은 잘 보도되지 않고 의혹만 부각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MBC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나경원 후보는 뉴스데스크의 덕을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목할 만한 보도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MBC는 지난 12일 ‘뉴스플러스’라는 6분10초짜리 리포트를 통해 각 후보자의 대표적인 정책을 소개하고 쟁점 공약과 그 실효성을 진단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전개된 이래 방송 3사 통틀어 거의 유일한 심층 리포트였다.
KBS는 지난 15일부터 연속 기획으로 주요 선거구의 출마 후보와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15일 서울 양천구를 시작으로 부산 동구, 충남 서산시의 선거전이 소개됐다.
앞 다퉈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는 신문과 달리 방송 뉴스에서 여론조사는 드물게 이뤄졌다. 17일까지 KBS와 SBS가 각각 한 차례씩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KBS는 지난달 27일 나경원, 박영선, 박원순, 이석연 후보가 4파전을 벌이던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고, SBS는 지난 4일 박원순 후보가 나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SBS는 이와 함께 서울 시민만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예상 지지도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