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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N 해고 사태 이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됐던 2009년 3월 열린 YTN노조 시한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
“아직도 복직이 안됐습니까?”
YTN 해직 기자들이 종종 듣는 질문이다.
6명의 YTN 해직기자들은 오는 6일로 해직 3주기를 맞는다. 3년 전 이날 YTN은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조승호, 정유신, 현덕수 기자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해직기자들은 오늘도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 기한 넘겨
복직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YTN 해고무효소송은 1심 전원 복직, 2심의 3인 해직·3인 복직 판결에 이어 대법원 계류 중이다.
YTN 해직자와 사측 양쪽이 모두 대법원에 상고한 해고무효소송은 지난달 27일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을 넘겼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대법원이 본안 심리를 거치기 전에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대법원이 불속행 기각을 할 경우 상고 접수 후 4개월 이내에 처리하게 돼 있어 27일이 기한이었다. 불속행 기각이 됐다면 2심 판결대로 해고 3인, 복직 3인이 최종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원 복직을 목표로 하는 해직기자들로서는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대법원 판결은 상고 접수 후 이르면 6개월 이내에 이뤄지나 법적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다. 특히 이 경우처럼 정치적 배경이 개입된 사건은 쉽게 판결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내년은 총선·대선 등 정치적 변곡점이 자리 잡고 있어 영향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점이 불투명하다.
해직기자와 사측 양쪽이 대법원 판결 전에 타결을 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은 실정이다.
2심에서 재판부가 제안한 “해직 기자들이 해직 이후 임금을 포기하는 대신 사측은 전원 복직시킨다”는 중재안을 사측이 거부해 사태 해결의 기회를 놓친데다가 YTN 내의 노사 갈등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사내 갈등·인력 이탈 ‘이중고’
YTN에서 계속되는 소송과 징계, 인력 이탈은 해직사태가 뿌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측은 ‘황제골프’ 의혹을 추궁하고 있는 김종욱 현 노조위원장을 배석규 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노조 사무국장과 함께 인사위원회에도 회부돼 지난달 30일 1차 위원회가 열렸다. 이를 포함하면 사측이 노조 집행부 및 노조원에 제기한 소송은 4건에 달한다.
류 모 경영기획실장이 ‘단월드’ 홍보성 보도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은 2심에서 벌금 3백만원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YTN 뉴스FM의 강 모 상무이사가 노조 명의의 게시판 비판 글을 이유로 현 노조위원장과 노조 사무국장에게 건 명예훼손 소송도 있다.
배 사장의 ‘황제골프’ 의혹과 관련해 마케팅국 한 간부도 사내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린 노조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한 언론사에서 구성원끼리의 법적소송이 이같이 집중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징계를 받은 사원도 17명에 이른다. 이 중 10~11명은 노사 갈등과 연관이 있는 사안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그 밖에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사원들에 대한 전보 발령 등 보복성 인사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YTN을 떠나는 사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조는 올해만 해도 지상파·종합편성채널·뉴스Y 등 타 언론사로 옮긴 인력을 전 직종을 포함해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언론 인력 시장 격변의 영향이 크지만 이 역시 해직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YTN의 한 노조원은 “해직사태 이후 인사·징계 등 끊이지 않는 갈등으로 구성원 간 화합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 대처하려면 회사가 일치단결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이 같은 분열 상태에서는 구성원들이 미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론사(史) 오점 남을 해직사태
YTN 해직사태가 3년을 넘기면서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언론사에도 오점으로 남게 됐다.
해고자 6명에 복직투쟁 기간 3년은 2000년 이후 벌어진 언론인 해직 사례 중 최다, 최장 기록이다. 첫 민간인 출신 대통령으로 선출된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로 쳐도 최고 기록이며, 6·10민주화운동 이후로 보면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평화방송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MB정부 출범 첫해 해고된 기자들이 임기 마지막 해를 바라보는 현 시점까지 복직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결국 “MB정부가 낳은 해직 언론인”이라는 평가를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YTN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공직자들의 잇단 비리 의혹도 주목된다. 노조의 구본홍 사장 퇴진 투쟁이 한창이던 2008년 YTN 지분 처분, YTN노조 비판 발언 등으로 도마에 오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지난해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탈세 및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중도 사퇴한 데 이어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수십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6명 해고 결정 당시 보도국장을 지냈던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에 연루됐다.
해직기자 중 한 명인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은 해직 3주기를 맞아 “이명박 정부는 자기 주장대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은 못됐지만 언론탄압에 있어서만은 완벽을 기하려 노력했다”며 “그러한 정권의 비리 언론참모들에 의해 강제해직된 지 어느덧 3년을 맞이하니 만감이 교차하고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