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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 시경기자단 가입 "어렵네"

매경·헤경·머투, 낙방 경험…한경 경찰팀 신설 "수습처럼"

이대호 기자  2011.09.28 14: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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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년차 A기자는 벌써 3주째 경찰서 기자실에서 쪽잠을 잔다. 금요일 오후에 잠깐 집에 갔다가 일요일 밤이면 다시 경찰서로 오는 생활의 연속이다. 주중에는 자신이 맡은 라인의 경찰서를 훑느라 정신이 없다. 수습을 벌써 뗐지만 앞으로 6개월간 그의 생활신조는 “종합지 수습기자처럼!”이다.

한경이 지난 1일부터 경찰팀을 가동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매일경제, 머니투데이에 이어 경제지에서는 네 번째 경찰팀이다. 캡과 바이스, 1~2년차 기자 4명 등 6명으로 팀을 꾸렸다. 6개월 후 서울시경(서울지방경찰청) 기자단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시경기자단에 가입하려면 6개월간 최소 6명의 기자가 6개 경찰라인을 출입하며 기사를 쓰고, 기존 기자단의 승인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의결정족수는 3분의 2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까다롭다.

한경은 당초 팀만 꾸려 잘 가동하면 6개월 후 가입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이달 초 머니투데이 경찰팀이 6개월 넘게 운영하고도 투표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비상이 걸렸다. 경찰서 출입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 부결의 원인이었다. 이때부터 A기자와 동료들의 경찰서 쪽잠이 시작됐다. 6개월 후 투표에서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종합지 시스템을 따르기로 했다.

경제지의 시경기자단 가입 역사는 순조롭지 않다. 경찰팀을 꾸리기는 2005년 12월 매일경제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기자단 투표에서 번번이 가입이 부결되면서 매경은 한때 경찰팀을 해체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새로 팀을 만들어 가입한 것이 2008년 10월이다.

시경기자단을 가장 먼저 뚫은 경제지는 헤럴드경제다. 헤경도 2006년 3월 경찰팀을 꾸렸지만 기자단 투표에서 퇴짜를 맞다가 2008년 3월 기자단에 가입했다.

머니투데이는 올 초 경찰팀을 꾸렸지만 시경기자단 가입은 부결됐다. 모두 한 번 이상 가입이 부결된 경험이 있다.

아직 기자단에 가입하지 못한 언론사는 가입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6개월 경찰팀 운영도 그렇지만 기존 기자단에 결정권을 주는 것은 카르텔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서울시경뿐 아니라 전국의 경찰청과 검찰 등 주요 기자단에 비슷한 규약이 통용되고 있어 시경만 바꾸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오히려 기자단 투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라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도 없다.

경제지가 이런 조건에서도 경찰팀을 운영하고 시경기자단에 가입하려 애쓰는 것은 경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 관련 정보가 점차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취재의 범위를 넓혀 신문사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다. 한경 경찰팀장인 김동민 차장은 “점점 늘어나는 경제사건을 통신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시각에서 종합지와는 차별화된 기사를 생산하려 한다”며 “경제와 관련된 사회문제와 사건사고로 취재의 외연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