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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망신스러운 일"

기자 출신 공직자 비리 연루…기자들 "처벌 받아야" 단호

원성윤 기자  2011.09.28 14: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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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조선일보 출신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중앙일보와 YTN 출신인 김두우·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비리에 연루되자 언론사 간부들은 “망신스러운 일”이라며 비판했다.

특히 신 차관이 수년간에 걸쳐 10억원대의 스폰을 받았다는 사실에 한국일보 기자들은 당혹감을 표시하면서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신재민씨, 기자시절 불성실”
신 전 차관과 함께 일했던 한국일보 편집국 한 간부는 “1980년대 입사한 기자들은 촌지를 받는 데 익숙해 있었고 그런 관행이 정치인이 돼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라며 “정치에 나가서는 조선일보 출신이라 하고 먹칠은 한국일보에다가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재민 전 차관은 1983년에 한국일보에 입사해 정치부, 사회부, 워싱턴특파원 등을 거쳤고, 2004년 조선일보로 이직했다.

이 간부는 “기자시절 정보력과 판단력은 뛰어났지만 저녁만 되면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러 밖으로 돌아다녔다”며 “고급 술집을 스스럼없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친구 중에 잘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지, 이렇게 스폰서를 두고 만났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과 워싱턴특파원 시절 함께했던 한 언론인도 “늘 골프를 치며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 기자라기보다는 비즈니스맨에 가까웠다”고 회고했다.

한 후배기자는 “특파원 시절 정보 보고도 불성실하게 했고 기사도 게을리 썼다”고 말했다.
1997년 2월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받은 신 차관은 이런 이유로 발령난 지 2년6개월 만인 1999년 8월 한국으로 소환됐다.

특파원 당시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이던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신 전 차관은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인 ‘안국포럼에 합류했다.

MB정부에서 문화부 차관을 지내며 종합편성채널 선정 등 굵직한 언론정책들에 개입하며 ‘왕차관’으로 불렸다.
지난해 8월에는 문화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으나 재산형성 의혹이 불거지며 낙마했다.

“김두우씨, 로비에 놀아났을 수도”
익명을 요구한 신문사 편집국 한 간부는 김두우 전 수석과 정치부 기자시절을 떠올렸다.
이 간부는 “그는 중앙일보 내에서도 합리적인 편이었고, 촌지를 받는 등의 구악의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검찰소환 소식에 놀라 출입기자에게 확인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기자 때 맺은 인연이 기자 이후에도 돈을 받으며 이어진 게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간부는 “로비스트 박태규의 실체를 ‘회장님’ 이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며 현재 언론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 전 수석도 고차원적 로비에 놀아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중앙일보에서 25년간 근무하며 정치부장, 수석논설위원을 지내다가 2004년 한나라당의 공천제의를 받고 사표를 냈다.

이후 정치입성이 여의치 않아 사표수리 보류해줄 것을 요청하다가 2008년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청와대에 몸담은 뒤 메시지기획관, 기획관리실장, 홍보수석비서관 등을 거쳤다.

“홍상표씨, 청와대 입성 늘 탐내”
홍상표 전 수석은 YTN 재직시절 △YTN 해직사태 주도 △청와대 비판 ‘돌발영상’ 삭제 △황우석 사태 ‘청부보도’ 의혹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YTN 한 기자는 “자기사람을 만드는 정치력은 있으나 늘 파당을 지어 문제였다”며 “참여정부 시절에도 청와대 입성을 탐내는 등 권력을 늘 탐해왔다. 이번 사건도 크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간부급 기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체로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조선일보의 부장급 기자는 “기자시절 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누구나 느끼듯이 당황스럽고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